고배당주가 주목받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경기 침체에 대응해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시중금리가 역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주가가 하락한데다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고배당주의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6일 한국투자증권이 퀀티와이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중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 2018년 기준 배당수익률 5% 이상, 12개월 선행 PER이 12배 이하인 종목은 효성, 오렌지라이프, 휴켐스, 롯데하이마트 등 9개다. 대형주 중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높은 배당수익률과 함께 예상 실적 대비 낮은 수준의 주가에 따른 상승 여력도 기대되는 종목들로 평가된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반등을 위해서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경기회복 신호 포착, 상장 기업 실적의 전망치 상향 등 펀더멘털 변화와 시장을 이끌어줄 주도적인 수급주체의 등장이 필수적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변화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확인할 것들이 많은 상황인 만큼 당분간은 공격적인 종목 대응보다 대형 가치주와 배당주 중심의 방어적인 대응 전략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7~8월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1,891.81까지 하락했던 코스피는 9월 반등해 한때 2,100을 넘어섰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47.8로 하락했다는 소식에 코스피지수가 2,030선까지 주저 앉았다. 미중 무역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 제조업 경기 위축도 현실화되면서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올해 배당수익률의 관건은 상장사 실적으로 꼽힌다. 다만 올해 상장사 전반의 실적 부진 속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 주주 친화 경영 강화의 영향으로 주요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배당 성향은 증가할 전망이다. 배당 성향이 높은 업종으로는 금융(은행·보험·증권), 유틸리티, 통신, 철강 등이 꼽힌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대표적인 고배당 업종인 은행 업종은 지난해 4.2%에서 올해는 5.0% 넘는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며 철강 업종도 지난해 2.9%에서 상승해 올해는 배당수익률이 3.7% 수준으로 예상되는 등 주요 업종의 배당수익률은 대부분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모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도 최근 고배당주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이 리츠에 투자하면 자산으로 보유한 상업용·주거용 부동산의 임대료 수익을 배당으로 돌려주는 구조다. 올해 들어 2일 종가 기준 이리츠코크렙은 37.94%, 신한알파리츠는42.7%의 상승률을 각각 기록했다.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공모형 리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의 경우 주가 상승에 따라 배당 수익률은 하락했지만 장기 임대차 계약에 따라 공실·임대료 하락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평가된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