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 오후6시30분(현지시각)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이날 열린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스톡홀름=연합뉴스·공동취재단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7개월 만에 재개된 북미협상이 6일 아무런 합의 없이 결렬됐다. 북한이 연말 시한과 함께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인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까지 들먹이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관련기사 8면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고 연말까지 미국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협상의 판을 깰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우리 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이 성명을 내고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했다”며 2차 실무협상을 제안한 데 대한 거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부의 입장에서 앞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실무협상이 결렬된 직후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내고 “(미국은)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 의욕을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ICBM·핵실험 중지를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의 핵시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 입장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오른쪽 세번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미국 대표단 일행이 5일 밤(현지시간) 협상 결렬 뒤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톡홀름=연합뉴스·공동취재단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