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이후 처음 만날 경제단체로 중소기업중앙회를 택했다. 전임자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재벌 개혁’‘을 외치며 취임 열흘 만에 4대 그룹 전문 경영인들부터 만난 것과 대조적이다.
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조 위원장은 오는 30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해 업종별 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한다. 간담회는 현장에서 건의를 받고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이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주로 기술탈취와 불공정 하도급 거래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조 위원장은 앞선 지난 2일에도 반월·시화공단 현장을 찾아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들을 만난 바 있다. 당시도 기술유용행위와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중소 부품업체들의 애로를 듣는 자리였다.
조 위원장이 중소기업 현장을 직접 찾고 중기 경제단체장을 취임 초기 연달아 만나는 것은 그가 강조했던 갑을관계 개선 약속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조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갑을관계 개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중소기업의 기술을 빼앗고, 이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기술유용 행위 근절을 강조해왔다. 무엇보다 조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김상조 전 위원장과는 차이가 있다. 조 위원장이 취임 초기 중소기업 보듬기에 나선 것이라면 김 전 위원장은 대기업 압박을 먼저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17년 6월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전문 경영인들을 만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당부했다. 자발적인 노력을 강조하긴 했지만, 허니문이 끝나자 ‘데드라인’을 던져주며 대기업을 압박했다.
/세종=한재영기자·양종곤 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