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이은 아파트 가격 안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초고가 아파트 선호와 중저가 아파트 시장의 위축에 9억원이 넘는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4억원 이하의 거래 비중을 넘어섰다.
7일 직방이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대별 거래량 비중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격대별 비중은 9억원 초과와 4억원 이하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올 2·4분기 4억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21.8%, 9억원 초과의 경우 31.1%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서울의 4억원 이하와 9억원 초과의 거래 비중 역전 현상은 지난 2006년 실거래가 발표 이후 올 2·4분기 처음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서울의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매매는 주로 강남 3구에서 이루어졌으나 지난해부터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올 3·4분기 강남 3구의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은 48.1%로 줄어들었고, 한강변 지역은 44.2%로 비중이 증가했다. 기타 지역도 7.8%로 증가해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는 서울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양상이다.
서울의 고가 아파트 거래 증가에 힘입어 올해 3·4분기 전국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은 5.3%를 기록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매매 거래가격 9억원 초과의 거래비중은 2018년 4·4분기~2019년 1·4분기 2% 미만에 그쳤으나 2019년 2·4분기부터 5% 이상으로 증가했다. 한편 4억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80% 이하로 줄어들면서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 증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9억원 초과의 고가 아파트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이는 서울 및 서울과 인접한 일부 경기도 지역에 국한되어 있는 현상이고 지방은 아직 아파트 매매거래의 절반 이상이 2억원 이하에서 이뤄지고 있다. 권역별 아파트 매매 거래 가격대별 비중은 수도권이 4억원 이하의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9억원 초과는 2019년 2·4분기부터 10% 이상의 거래 비중을 차지하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 2·4분기와 3·4분기 서울에서 매매 거래가격이 9억원 초과인 아파트는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외 경기도가 10% 이상의 비중으로 서울과 경기도에서 90% 이상이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그 외 지역은 10% 이하에 그쳐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는 서울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이라는 특정 지역만을 타겟으로 정부 정책이 집중될 필요는 없다”면서도 “향후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데 있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