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근 이도바이오 대표. 사진제공=이도바이오
“회사 설립 후 5년여간 당뇨병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매진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제는 아직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 실험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 됩니다”
7일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본사에서 만난 이인근(54) 이도바이오 대표는 “회사가 분기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도바이오의 현재 주력 사업은 혈당측정시스템·주사기 등 각종 의료기기의 생산 판매다. 하지만 당뇨병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에 몰두하면서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 대표는 “오는 11월 코넥스 상장을 앞두고 있다”며 “내년 목표는 매출 150억원 달성과 당뇨병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 진입”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도바이오는 총 직원 26명 가운데 상당수 인력이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인력이다. 연구에 전력을 쏟아야 할 회사가 혈당측정시스템, 주사기 등 각종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성장성이 높은 의료기기 시장에서 제품 상용화를 테스트하면서 연구개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경우 임상을 포함해 7~10년 정도가 더 걸려 연구개발(R&D)만하면 적자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 의료기기 시장은 외국 업체를 밀어내고 국산화에 성공한 몇 안 되는 저력 있는 시장인데, 우리는 아이센스와 협력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도바이오로서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라도 의료기기사업 분야에서 매출 확보가 절실하다. 다행히 지난해 55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90억원, 내년에는 150억원까지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당뇨병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선진국 정부가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몰두하고 있는 난제 중 난제”라며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과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도바이오의 성장 스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은 바로 민간 투자와 정부 지원 부문이다. 이 대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4억원 규모 당뇨병 치료제 개발 사업을 비롯해 지난 2017년부터 8건(25억여원)의 정부지원과제를 수행하거나 완료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소개했다. 특히 지난 2015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에 선정된 ‘가축 질병 진단을 위한 다종 이온센서 카트리지 및 휴대형 측정기 개발’ 과제는 시장에서 반응이 좋아 1~2년 내 해외에서 매출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벤처캐피털 등 지금껏 유치한 민간 투자 규모도 총 110억여원에 이른다. 여세를 몰아 11월에는 코넥스 시장에도 이름을 올린다. 이 대표는 “당뇨병 전문 줄기세포치료제 업체가 코넥스에 입성하는 것은 이도바이오가 처음”이라며 “코넥스 상장을 통해 성장 발판을 확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의 이력도 돋보인다. 생화학분야 전문가이자 법률가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퍼듀대에서 생화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시드니대학로스쿨 법학박사로서 호주에서 변호사 자격도 얻었다. 펜젠, 메덱셀 대표이사에 이어 2014년 이도바이오를 창업했다. 이 대표는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만 15년 이상 몸담으면서 이도바이오 창업을 10년가량 준비했다”고 말했다.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기업 대표답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부처에 내야 하는 기업의 특허 신청비가 너무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낮은 신청비가 회사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식약처의 낮은 재원 확보는 인력 부족, 낮은 인건비로 이어진다”며 “식약처 직원의 처우가 개선돼야 결국에는 우리 회사가 필요한 절차들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