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조 장관은 검찰의 대표적 인지수사 부서인 특별수사부(특수부) 축소·폐지를 당장 이달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등 거점 검찰청 3곳에만 특수부를 남기고, 명칭을 ‘반부패수사부’로 바꾼다. 개편이 이뤄지면 지난 1973년 대검찰청에 설치돼 권력형 비리 수사를 주도해온 특수부는 4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또 법무부는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위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신속히 확정해 시행하고, 장시간 조사와 심야 조사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부당한 별건 수사와 수사 장기화도 제한하기로 했다. 피해자·참고인의 검찰 출석 조사를 최소화하고 출국금지 대상자의 알 권리도 강화한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감찰 전권 쥐려는 曺...檢 통제 속내 드러내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한 달 만에 검찰 운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내놓은 첫 지시는 ‘검찰 감찰 강화’였다. 지난달 11일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활동을 활성화하고 그 구성을 다양화하라고 지시한 것. 그 이유에 대해 조 장관은 “검찰의 관행과 구태를 혁파하기 위해서는 검사 비리 및 위법사항에 대해 더 엄정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검찰을 통제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조 장관은 8일 발표한 ‘검찰개혁 추진계획’에 ‘검찰에 대한 법무부 감찰 강화 및 실질화’ 방안을 담았다. 법무부는 당장 검찰에 대한 2차 감찰권을 적극 행사하기로 했다. 또 검찰에 대한 1차 감찰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법무부 감찰 규정(법무부 훈령)’에 대한 개정을 이달 안에 마치기로 했다. 조 장관은 발표 후 기자단과의 질의응답에서 “법무부가 대검찰청을 감찰하는 건 민주공화국 조직 원리상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침 전날에는 조 장관이 출범시킨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권 실질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법무부가 검찰을 2차 감찰하도록 돼 있는 규정들을 삭제하고 검찰의 ‘셀프 감찰’도 없애서 법무부가 감찰의 전권을 쥐라는 내용이었다. 조 장관은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셀프 감찰 폐지 방안을 권고했다”며 “개혁위원회의 권고대로 법무부가 직접 전국 검찰에 대해 실효적 감찰을 하려면 법무부 감찰관실을 어떻게 개편해야 하는지 논의·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셀프 감찰 폐지까지 나아가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결국 법무부 감찰관실을 대폭 확대한 뒤 대검 감찰본부를 폐지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법무부가 검찰에 대한 감찰 전권을 쥐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대해 검찰에 대한 국민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검찰을 장악하려는 시도라는 의혹이 나온다. 특히 법무부가 수사 외압을 목적으로 감찰을 남용해도 검찰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짙다. 최근 법무부의 검사 감찰 사례는 지난 2013년 혼외자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 때가 유일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감찰의 경우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채 총장이 의지를 갖고 수사하던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채 총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혼외자 의혹이 불거진 직후 황 장관 등으로부터 ‘사퇴 종용’ ‘감찰 압박’ 등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법무부가 검찰에 대한 감찰권을 대폭 이양해오려는 것은 부처 간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나 국세청 등 다른 사정기관은 자체적으로 감찰을 하고 있지 상급부서인 행정안전부나 기획재정부로부터 감찰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에 대한 견제를 빌미로 법무부가 자체 권력화되는 데 대한 문제의식이나 안전장치 마련 의지는 전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검찰 개혁 추진계획에는 검찰의 직접 수사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안도 담겼다. 우선 조 장관은 검찰 ‘특수부’를 ‘반부패수사부’로 개편하고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3개 거점청에만 남기도록 하는 규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 고소·고발 사건을 받아 직접 수사하는 공공형사수사부 등도 최대한 줄이고 형사부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법무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처럼 검찰의 직접 수사를 대폭 줄이는 것은 ‘검찰 힘 빼기’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