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후 대부업 법인세 신고 현황. /자료=김두관 의원실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대부업체가 5년 전보다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 이용자와 대출 잔액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낸 대부업체는 늘어난 셈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를 낸 대부업체는 1,423개로 2013년보다 80.6% 증가했다.
흑자 업체의 매출과 법인세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작년 법인세를 낸 대부업체의 총 매출액은 3조5,564억원이었다. 2013년 2조6,509억원에서 34.2% 증가했다. 법인세 납부액은 2013년 1,298억원에서 작년 2,201억원으로 69.6% 늘어났다.
반면 대부업 이용자와 대출 잔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저축은행의 대부업체 인수, 대출 심사 강화, 정책 서민 금융 확대 등의 요인이 겹친 탓이다. 실제로 금융위원회 등이 최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대출 잔액은 작년 말 17조3,487억원으로 작년 6월 말(17조4,470억원)보다 983억원(0.6%) 줄었다. 지난해 말 대부업체 이용자는 221만3,000명으로 작년 6월 236만7,000명보다 6.5% 줄어 3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대출 잔액과 이용자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법인세를 신고한 대부업체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낮은 대부업 자금 조달 금리, 거래 매출 양성화, 손해율이 낮은 담보대출 선호 현상 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은 “대부업 자금 조달 금리가 여전히 낮고 일부 대부업계에서 거래 매출을 양성화했으며 손해를 보기 쉬운 신용대출보다는 안정적인 담보대출 취급을 확대해 흑자 업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대다수 국민은 생계비를 목적으로 돈을 빌리며 제도권 은행 대출이 불가능한 금융소외계층”이라며 “국세청은 대부업체의 위법 행위를 주시하며 만일 발견될 경우 강력한 세무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