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C 링은 반도체 생산 중 고순도 불화수소를 이용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에서 쓰이는 제품이다.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될 수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소모품이다. 하지만 그 동안 이 제품은 일본계 자본이 대주주인 회사에서 독점적으로 생산해왔다. 케이엔제이는 이 제품 개발에 도전해 양산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있다.
심호섭(사진) 케이엔제이 대표이사는 10일 서울경제와 만나 “현재 1,800억원 규모인 SIC 링 시장이 2025년 8,000억~1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며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 관련 생산라인 증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케이앤제이는 디스플레이 장비 생산으로 성장해 온 회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사로 지난해 매출 511억원 중 75%가 연마기, 스크래치 검사기, 연마전후검사기 등 디스플레이 장비 부문에서 나왔다. 이 달 중 삼섬이 퀀텀닷 OLED 패널 생산을 위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디스플레이 부문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기업공개(IPO) 이후에는 SIC 링 등 반도체 부품 사업도 함께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한 내구성이 강한 부품이 필요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디스플레이 장비 부문의 경우 매출의 기복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반도체 부품에서 매출이 나오고 있는 데 (매출을) 키워내면 안정적인 실적 포트폴리오가 구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현재 케이엔제이는 SK하이닉스(000660)를 주된 고객사로 하고 있으며 전 세계 SIC 링 점유율은 10%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반도체 부품 국산화가 산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심 대표는 “SIC 링의 경우 일본계 자본이 대주주인 회사에서 혼자 생산하던 것을 (케이엔제이가) 양산한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들의 부품 국산화 기조는 돌이킬 수 없는 추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도 SIC 생산라인 증설에 투입한다. 심 대표는 “공모자금의 80% 가량을 반도체 부품 생산라인 증설에 투입할 것”이라며 “증시가 좋지 않아 공모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줄었지만 생산량 확충이 급해 IPO 일정을 미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케이엔제이는 10~11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결정하고 88만여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공모희망가액은 8,400~1만1,000원으로 공모예정금액은 최대 96억원 수준이다. 16~17일 청약을 거쳐 25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