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치권에서는 유 이사장과 KBS가 조 장관 일가의 자산관리인 김모 차장을 인터뷰한 녹취를 두고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라이브를 통해 김 차장과 지난달 10일 진행한 인터뷰 녹취를 일부 발췌해 틀었다. 이어 이 방송에서 김 차장을 인터뷰한 KBS가 녹취록을 검찰에 넘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BS는 즉각 반박했다. 인터뷰 내용을 유출한 적이 없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녹취록 왜곡보도 공방도 있었다. 전체 90분가량의 인터뷰 가운데 20분가량만 공개하면서 유 이사장이 조 장관 측에 불리한 내용을 빼고 전달했다는 것이다. 녹취록에는 김 차장이 “(PC 반출과 관련해) 그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맞다. 제가 생각하기에도”라고 말한 내용이 담겨 있다.
녹취록 공방과 관련해 정권 실세인 유 이사장이 KBS의 조 장관 보도를 두고 이른바 공영방송 ‘군기 잡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유 이사장이 한 라디오 방송에서 양승동 KBS 사장을 언급하며 “이런 뉴스 꼭지가 나올 수 있는지 점검해볼 것”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어 알릴레오를 통해 “(경영진이) 봤다는 것까지는 확인했고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내부 논의를 한다고 하니 지켜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방이 벌어지자 KBS는 조사위원회를 꾸려 취재·보도 과정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현장기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날 KBS 사회부장은 사내 게시판에 “유 이사장은 스스로 ‘어용지식인’을 자처했고 자신의 진영을 위해 싸우며 방송한다”며 “시대정신을 담아내야 하는 저널리즘이라도 지켜야 할 원칙은 있다. 유 이사장에게는 오직 조 장관과 정(경심) 교수만 중요하다”는 취지의 글을 남기고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