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속도로 번져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우리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이 병은 백신이 없어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죽은 돼지의 사체에서도 장기간 살아남을 정도로 생존력이 높다. 전염성도 매우 강하다. 이와 달리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또 다른 돼지바이러스인 돼지서코바이러스는 전 세계 돼지 대부분이 감염돼 있다고 하나, 인체에 질병을 발생시킨 사례는 단 한 건도 보고지 않았다. 아마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통해 돼지서코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갖게 됐을 것으로만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공포와 놀라움을 주는 이유는 바이러스 대다수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이러스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전체 바이러스의 1%도 되지 않을 것으로 과학계는 보고 있다. 책은 우리가 꼭 알아둬야 할 101가지 바이러스를 현미경 사진과 설명을 통해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바이러스의 다양성을 배우는 목적은 그저 아름다움을 감상하려는 게 아니라 반드시 알아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 존재를 알아야한다. 2만8,000원.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