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 3·4분기에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집중되면서 정부가 집중 육성에 나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주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난 9월 말 현재 5% 이상 지분(보통주 기준)을 보유한 종목은 311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분기 중 지분을 늘린 종목은 99개이며 특히 13개 종목은 새로 5% 이상 보유 종목에 편입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에서 12개 종목의 지분이 늘었다. 결국 전체 54개 세부 업종 중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종목의 주식을 늘린 게 이 업종이다. 국민연금은 일본의 최초 수출규제 대상인 반도체 감광액(포토리지스트)을 생산하는 동진쎄미켐의 지분을 새로 5.08% 확보했고, 원익QnC의 지분을 5.22%에서 6.27%로 늘리고, 원익머트리얼즈의 지분도 7.63%에서 8.63%로 확대했다. 전자장비 및 기기(6개), 기계(6개) 업종에서도 많은 주식을 사들였다.
국민연금은 전자장비 및 기기 업종에서는 삼성전기의 지분을 11.86%에서 12.08%로, 삼성SDI의 지분을 10.23%에서 10.69%로, 대덕전자의 지분은 12.64%에서 14.07%로 각각 늘렸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분도 7.16%에서 8.17%로 확대하고 와이엠티의 지분도 새로 5.08% 확보했다.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개발 중인 SK머티리얼즈의 지분 역시 5.01%에서 6.09%로 늘리는 등 다른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투자도 확대했다.
일본 수출규제의 잠재적 표적으로 꼽히는 기계 업종에서도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을 6.14% 새로 확보하고 효성중공업과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각각 10.24%, 현대엘리베이터 11.09%로 늘렸다. 국민연금은 시총 상위 대형주도 대량 매수했다. 삼성전자의 지분을 10.00%에서 10.49%로 늘린 것을 비롯해 현대차(9.05%→10.35%), 네이버(10.56%→11.10%), 셀트리온(5.93%→7.10%), 현대모비스(10.99%→11.26%), LG화학(9.99%→10.28%) 등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시가총액 20위권 종목으로 국민연금의 지분이 5% 이상인 18개 종목 가운데 지분율이 낮아진 종목은 없고 10개 종목의 지분은 늘었으며 8개 종목은 변동이 없었다. 이에 비해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지분율을 낮춘 종목은 71개였다. 이중 6개 종목은 지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져 대량 보유주식 종목 명단에서 빠졌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