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하기비스’로 물에 잠긴 日 나가노시/연합뉴스
‘역대급 세력’을 유지한 채 일본 열도를 덮친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폭우로 인해 일본 후쿠시마(福島)원전 사고로 생긴 방사성 제염 폐기물이 대거 유실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NHK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후쿠시마현 다무라(田村)시에 임시 보관하던 원전 방사성 폐기물을 담은 자루가 인근 하천인 후루미치가와(古道川)로 흘러들어갔다.
해당 폐기물 자루에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 제염 작업에서 수거한 풀과 나무 등이 들어있고 무게는 1개에 수백㎏∼1.3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무라시는 긴급 신고를 받고 강을 따라 500m를 수색한 끝에 폐기물 자루 10개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보관소에는 무려 2,667개의 폐기물 자루가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다무라시는 아직 회수하지 못한 폐기물 자루에 대한 회수 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5년 9월 동일본 지역에 폭우가 내렸을 때도 후쿠시마 원전 폐기물 자루 439개가 인근 하천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55분께 후쿠시마 원전 2호기 폐기물 처리동의 오염수 배관에서 경보장치가 작동하는 긴급상황도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담수화 처리 설비에서 누수 경보가, 방사성 핵종 여과시설에서도 유출경보가 울렸다.
이에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1호기부터 4호기 전체의 오염수 이송작업을 즉시 중단시킨 상태다.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강한 비구름으로 일본 내륙 광범위한 지역에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다.
13일 오후 3시까지 48시간 강수량은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 시 1,300㎜, 가나가와현 하코네마치 1,001㎜, 야마나시현 후지요시다 시 900㎜ 등을 기록했다.
일본 연간 강수량의 30~40%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으로 지난 12일 밤에서 13일 새벽 일본 전역 21개 하천 24개소에서 제방이 붕괴됐고, 하천 142곳이 범람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