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두고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다만 조 장관의 사퇴와 별개로 조 장관 가족과 관련한 검찰 수사와 검찰 개혁은 이어져야 한다는 반응이 진보·보수 양 진영에서 섞여 나왔다.
참여연대는 14일 “조 장관의 사퇴가 또 다른 갈등 사안으로 비화하거나 한국 사회의 갈등이 더 극단으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면서 “장관직 사퇴와는 별개로 조 장관 가족에게 제기된 의혹들은 규명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조 장관 임명 과정에서 확인된 불공정, 사회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한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공수처 설치, 직접수사 대폭 축소 등 검찰 개혁은 철저히 그리고 반드시 이루어져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조국 장관을 지지해왔던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검찰개혁은 반드시 완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모(41)씨는 “조 장관의 사퇴로 자칫 검찰개혁이 후퇴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면서 “지금이야말로 검찰개혁의 마지막 적기인 만큼 청와대와 정치권이 앞장서서 개혁의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40대 직장인 송모씨는 “비록 조 장관이 스스로 물러났지만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을 떠나 검찰개혁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 임명을 강하게 반대했던 야당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모(40)씨는 “자유한국당이 대통령 인사권까지 개입하면서 조 장관을 끌어내렸으니 앞으로 검찰개혁을 이끌어갈 새로운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견을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박인환 공동대표는 “(조국 장관의 사퇴는) 사필귀정”이라며 “의혹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장관직에 있는 건 맞지 않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또 “특수부 완전 폐지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는 ‘개혁’이 아니라 ‘개악’인데 거기까지 진전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 사퇴를 주장한 중도 성향의 경제정의실천연합의 박상인 정책위원장(서울대 행정학과 교수)은 “조 장관의 결단을 존중한다”면서 “이제 검찰개혁을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국회가 더는 정쟁을 하지 말고 검찰 개혁 완수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 장관을 비판해왔던 시민들은 조 장관의 사퇴로 관련 검찰 수사가 흐지부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50대 교수 신모씨는 “지금이라도 사퇴해서 다행이지만 조 장관 가족 관련 수사에 힘이 빠질 게 우려된다”며 “검찰이 끝까지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 김모(22)씨는 “주변 청년·대학생들의 분노를 고려했을 때 애초에 조 장관은 장관으로 임명되면 안 됐다”며 “지금이라도 장관직에서 물러난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창업가 정모씨(30)는 “그동안 조 장관이 젊은 층에게 준 실망감 때문에 반대했지만, 조 장관 개인과 별개로 검찰개혁은 끝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공감한다”고 말했다.
/손구민·김현상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