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산상공회의소가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와 신용평가사 기업정보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 기업은 34개사에 불과했다. 2017년 38개사보다 4개가 줄었고 10년 전인 2009년의 48개사와 비교하면 무려 14개가 감소했다. 1,000대 기업에 포함된 34개사 중 20개사는 전국 매출 순위 500위 밖이었다. 르노삼성자동차와 부산은행, 한진중공업 등 부산 매출 순위 10위권 내 지역 대표기업 중 전년보다 전국 매출 순위가 상승한 기업은 디지비생명보험과 에스엠상선 2개사뿐 이었다. 서원유통이 233위로 순위를 지킨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7개사의 매출 순위는 모두 하락했다.
대표 기업인 르노삼성차의 경우 63위에서 77위로 14계단 하락했다. 2009년부터 부산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으나 2018년 매출은 5조5,990억원으로 내수부진과 임단협 문제가 겹치면서 2017년 대비 16.6%나 감소 탓이 컸다. 부산은행도 147위에서 152위로 5계단, 한진중공업은 206위에서 216위로 10계단, 창신아이엔씨는 289위에서 304위로 15계단 추락했다. 부산도시가스 역시 366위에서 387위로 21계단, 성우하이텍은 283위에서 308위로 25계단, 대한제강은 305위에서 362위로 57계단이나 떨어졌다.
부산기업 34개사의 총매출액은 31조3,689억원으로 1,000대 기업 전체매출의 1.4%에 불과했다. 업체당 평균매출액도 9,226억원으로 전체 평균인 2조 2,418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는 지역 기업 업황 부진과 경쟁력 저하를 반증하는 결과라고 부산상의는 분석했다. 1,000대 기업 밖으로 밀려난 기업은 협성건설, 동일스위트, 일신홀딩스(옛 아이에스건설), 경동건설, 세정, 홍덕산업 등 6곳이었다. 반면 선박 탈황 장비인 스크러버 수주가 증가한 현대글로벌서비스와 명지국제신도시 분양수익과 건설공사 수입이 증대한 삼정은 1,000대 기업에 신규 진입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수도권 일극체제로 인해 지방경제가 고사의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상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