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전 세계 경제가 어느 한 국가에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찾아볼 수 없는 동반 침체기(synchronized stagnation)에 접어들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경제회복지수(TIGER)는 종합지수가 올해 8월 0.4428에 그쳐 지난 2016년 5월 -0.2692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한국을 대상으로 한 종합지수는 올해 8월 -7.5127로 2009년 1월 -9.0215 이후 10년여 만에 최저를 나타냈다. 경제회복지수는 실물 경제활동, 금융시장, 투자자 신뢰지수 등으로 나뉘며 이 수치들을 토대로 종합지수가 산출된다. 각 수치는 역사적 평균과 비교해 결과를 얻어낸다.
브루킹스는 이번 분석을 토대로 글로벌 경기가 동시다발 침체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세계 경제가 일부 주요 국가의 미약한 경제성장세, 다른 국가들의 성장정체와 국내총생산 감소 등이 특징인 전형적인 동반 침체의 길에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도 글로벌 경기 동반 침체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달 8일 세계 경제 전망을 줄하향할 가능성을 내비치며 “2019년 전 세계의 90%에서 성장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도 7일 연설에서 올 세계 경제성장률이 WB의 올 6월 전망치인 2.6%에 못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반 침체의 원인으로는 무역전쟁, 정치적 불안정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꼽힌다.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글로벌 무역 증가율 전망치를 1.2%로 깎아내릴 만큼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니딜’이 성사되기는 했지만 관세 인상 가능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이날 모건스탠리의 분석을 인용해 기존 관세 철회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오는 12월15일로 예정된 추가 관세 인상이 남아 있다며 “미중 간 미니딜에도 관세 인상은 여전히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전방위적 경기둔화 공포가 확산되자 싱가포르통화청(MAS)은 14일 싱가포르달러 명목 실효환율(NEER)의 정책밴드 기울기를 약간 낮추겠다며 3년 만에 처음으로 통화 완화 정책에 나섰다. 기울기를 낮추면 통화정책 완화, 기울기를 높이면 긴축을 의미한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