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1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이 끝난 뒤 수출형 수소트럭 및 수소청소차를 최초 공개하는 제막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경기 화성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 현대자동차의 친환경차인 ‘넥쏘’를 타고 도착했다. 지난 8월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전용차로 수소차 넥쏘를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미래차 국가비전 선포식’이 열린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현대차는 1997년부터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돌입해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며 “현대차의 친환경차 누적 판매량 100만대 돌파는 이 곳 연구원들의 공이 크다, 대통령으로서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에는 충남 아산 삼성 디스플레이 공장도 찾았다. 문 대통령은 당시 “우리 삼성이 가전에 이어서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이런 분야에서 늘 언제나 세계에서 앞서 나가고 있고, 그것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늘 이끌어 주고 계셔서 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불과 일주일도 안돼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을 나란히 방문해 친기업 메시지를 낸 것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이달 중 민생 경제 행보에 집중할 것임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대차를 비롯 미래차 연구에 몰두하는 국내 기술자들을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세계 최초’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며 “자동차 관련 분야만 하더라도 세계 최초 리듐 전기차 배터리와 세계 최초 수소차 양산, 그리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주인공이 바로 대한민국의 과학자, 기술자들이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산업화를 일찍 시작한 나라들을 뒤쫓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며 “그 결과 연간 자동차 생산 400만대, 세계 7위의 자동차 생산 강국이 되었다. 하지만 추격형 경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이 끝난 뒤 미래차산업 전시장을 방문, 전기자동차용 무선전력 공급장치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미래차 시대에 우리는 더이상 추격자가 되지 않아도 된다. 동등한 출발점에 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며 세계 미래차 시장을 대한민국이 리드하겠다는 포부를 이날 내놨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의 전기차, 수소차 기술력을 입증했고 올해 수소차 판매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수출형 수소트럭 1,600대를 스위스로 수출하게 됐다는 기쁜 소식도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래차의 핵심인 배터리, 반도체, IT 기술도 세계 최고다”며 “여기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이동통신망을 결합하면 자율주행을 선도하고, 미래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미래차 시장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될 수 밖에 없는 현실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이미 일부 유럽 국가들은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발표했고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도 친환경차 개발에 집중하는 등,친환경차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독일은 2030년까지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고, 미국도 자율주행 시범도시를 운영하는 등, 세계 각국이 자율주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2030년까지 미래차 경쟁력 1등 국가가 되는 것이다”는 비전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전기차, 수소차의 신차 판매 비중을 2030년 33%, 세계 1위 수준으로 늘리고, 세계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며 “자동차 제조사에 대한 친환경차 보급목표제를 시행하고, 소형차량, 버스, 택시, 트럭 등 물류수단과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내수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자율주행을 상용화하겠다”며 “목표 시기도 2030년에서 2027년, 3년 앞당겨 실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우리 기업들은 미래차 분야에 앞으로 10년간 60조 원을 투자해 세계를 선도할 핵심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며 “정부도 미래차 부품, 소재 기술개발과 실증에 2조 2,000억 원을 투자해 기업의 혁신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미래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기존의 자동차 산업과 부품·소재 산업에서 많은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자동차 업계와 노조가 함께 미래차 시대에 대비하는 일자리 상생협력도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아이들이 꿈꾸는 미래차 이야기’ 토크쇼에 참여한 어린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전용차로 도입한 넥쏘에 대한 애정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10월 15일 유럽 순방의 첫 방문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현대자동차가 수출한 수소 전기차 넥쏘를 직접 시승하며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2월 자율주행 수소차의 경부고속도로 시험주행에 시승했는데, 자동차 스스로 속도를 조절해 차간 거리를 유지하고 차선을 변경하는 것을 보며 우리의 자율주행 기술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제가 오늘 이 행사장에 타고 온 대통령 전용차도 우리의 수소차 넥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응원해주신다면, 머지않아 미래차 1등 국가 대한민국을 반드시 보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