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화물자동차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인 아암물류 2단지 전경.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송도국제도시에 대규모 화물차 주차장을 짓는 프로젝트가 10년이 넘도록 겉돌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화물차 차고지 부족 문제 해결과 주민 불만을 동시에 해소할 묘안이 없어 지방자치단체와 항만업계가 고심하고 있다.
15일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2021년까지 송도국제도시 9공구 중심부에 5톤 트레일러 650대를 동시에 세울 수 있는 주차장(7만㎡)과 정비시설, 편의점, 식당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 부지는 해양수산부가 지난 2006년부터 매립공사를 추진해 조성한 아암물류2단지에 포함돼 있다. 현재 기반시설공사가 추진 중이며 내년에 준공될 예정이다.
IPA는 9공구 인근에 건설 중인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과 부두가 올 연말 정식 개장하면 인천∼중국 카페리(여객·화물 겸용 선박)가 실어나를 대량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화물차의 주차장 조성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인천과 중국을 연결하는 10개 항로 카페리는 지난해 총 43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를 수송했다. 특히 인천은 5톤 이상 화물차 차고지 비율이 18%에 그쳐 만성적인 주차공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인천항 물류 흐름을 저해하고 있다는 게 IPA의 설명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송도 9공구와 붙어 있는 송도 8공구 주거지역과 화물차 주차장의 직선거리가 1㎞에 불과하고 송도 도심 곳곳을 누비는 대형 화물차들로 인한 매연·소음 피해는 물론 교통사고도 빈발할 것이라며 주차장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송도 8공구 연합회 공동회장 등 주민 4,439명은 최근 인천시의회에 ‘아암물류2단지 화물주차장 대체부지 마련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이 제출한 청원서에는 “인천시는 송도 9공구 아암물류 2단지 화물차 주차장의 대체부지를 마련하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주민들이 관계기관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자 경찰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과 협의해 송도 1·2·3·4·5·7공구 내부를 5톤 이상 화물차 진입 및 통행금지 구역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통행제한 구역에 화물차주차장이 들어서는 송도 9공구와 가까운 6·8공구가 빠진데다 송도 진출입 주요 간선도로인 송도국제대로, 컨벤시아대로, 아트센터대로 등의 화물차 통행이 허용돼 화물차 도심 관통에 따른 위험과 피해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2017년 아암물류2단지 내에 자동차 관련 시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용도를 승인 지정한 바 있다. 국회도 항만 배후부지에 대형 화물차 주차장 등을 만들면 공영차고지를 조성할 수 있다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마련했다./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