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9월11일 이낙연(왼쪽) 국무총리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일 양자회담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의 방일을 앞두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일관계 회복을 위한 양국 간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아베 총리는 16일 오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이며 북한 문제를 비롯해 한일 또는 한미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대화를 항상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본 교도통신은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개별 회담이 23일 또는 24일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총리의 일왕 즉위식 참석을 계기로 한일 갈등 출구를 찾아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만 아베 총리는 양국의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한국이 “한일관계의 근간을 이루는 한일 청구권협정 위반 상태를 방치하는 등 신뢰관계를 해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나라와 나라의 관계를 중시함으로써 한일관계를 건전한 기회로 돌려가는 계기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관계 악화 책임이 한국에 있다는 이전 발언들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외교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이 총리의 방일을 계기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주목할 만하지만 강제징용 배상 판결 관련 해법이 마련되지 않는 한 양국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날 열린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도 양국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를 두고 큰 입장 차만 확인했다. 특히 이번 회담은 이 총리의 방일을 앞두고 열린 만큼 한일 수뇌급 회담의 의제를 협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양측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회담에 대해 “현재로서는 (회담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회담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시간이 짧아서 많은 것을 논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혁·박우인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