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툴루즈의 에어버스 공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툴루즈=A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개최에 앞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 위치한 에어버스 공장을 함께 방문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하늘을 나는 고래’라는 별명이 붙은 에어버스의 최신형 초대형 수송기 A350 안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대화했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유럽 최대의 항공·방산 기업인 에어버스의 지분 11%를 나눠 가진 양대 주주지만 이날 방문은 지분을 가진 주주의 기업 방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어버스 공장 함께 찾은 이유는
“EU 에어버스 보조금 반발 ‘美 보복관세’ 공조 목적”
마크롱 “주력 상품 지키기 위해 메르켈 만나고 싶었다”
브렉시트·시리아 등 EU정상회의 사전조율 차원도
블룸버그통신은 두 정상의 만남이 에어버스 보조금 지급 여부를 놓고 촉발된 미국과의 무역갈등과 관련해 두 국가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봤다. 미국은 에어버스에 EU가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고 지난 3일 WTO는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책임을 물어 미국이 연간 75억달러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승인했다. EU 역시 미국 정부가 자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에 대해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WTO에 제소하는 등 양국의 갈등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무역긴장 속에서 주력 상품을 지키기 위해 툴루즈에서 메르켈 총리를 다시 한번 만나고 싶었다”며 에어버스 방문이 양국의 공조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진 것임을 시사했다. 메르켈 총리도 “에어버스가 앞으로도 계속 성공할 수 있도록 독일 정부도 주어진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두 정상의 만남에는 17~18일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요 안건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와 시리아 문제 등에 있어 양국의 의견을 사전에 조율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