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투자자들의 단골 투자업종인 바이오·제약기업의 주가 널뛰기가 반복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에서 이례적으로 ‘투자 주의보’를 내렸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와 공동으로 ‘바이오·제약주 관련 투자자 유의사항’을 17일 발표했다. 바이오·제약주와 관련해 금융당국에서 주의보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금융당국은 바이오·제약기업이 미공개 정보 이용행위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시 내용이 전문적인 만큼 검증도 쉽지 않아 신약개발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해 주가를 부양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개발신약 임상시험이 대부분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데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과장·허위 풍문’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의약품 개발 및 승인 과정에서 성공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임상 실패에 따른 주가급변으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어 기업의 본질가치에 기반한 신중한 투자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특정 업종에 대한 투자 리스크 환기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거 가상화폐와 선거 테마주가 이슈가 됐을 때 투자자 유의 차원에서 보도 참고자료를 낸 적은 있었다”며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수사를 받고 있음에도 주가가 오르는 등 뇌동매매에 대한 주의·환기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주식시장에서 바이오·제약주는 사소한 이슈에도 주가가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를 기록했던 헬릭스미스(084990)는 ‘임상 3상 오염’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23일 17만1,400원에서 30일 6만4,400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7일 미국에서 실시한 임상 3-1B상에서 신약치료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됐다고 밝히자 주가는 11만원까지 뛰었다. 그러다 16일 골드만삭스에서 헬릭스미스의 목표주가를 74% 낮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주가는 다시 8만원대로 하락했다. 올리패스(244460)는 지난달 20일 상장한 후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지만 8일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연구 내용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