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세워지는 또 하나의 소녀상...워싱턴 인근 '평화의 소녀상' 기공식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서 소녀상 건립 기공식을 열어 첫 삽을 뜨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 또 하나의 소녀상이 건립될 예정이다.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공동대표 이정실·조현숙)는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의 한인타운으로 불리는 애넌데일의 한 건물 앞뜰에서 소녀상 기공식을 갖고 건립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이곳에 세워지는 소녀상은 이 소녀상은 한국에서 제작돼 지난 2016년 11월 미국으로 온 뒤 워싱턴DC 내 건립이 추진돼왔지만, 부지 물색에 어려움을 겪다가 이런 소식을 알게 된 한인 건물주가 장소를 제공해 최근 애넌데일에 세우기로 결정됐다.

/연합뉴스

소녀상은 가로 200㎝, 세로 160㎝, 높이 123㎝로, 서울의 옛 주한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있는 소녀상과 같은 크기다.


추진위는 기공식에서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며 이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든 조형물”이라며 “평화의 세상을 염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희망을 이곳에 세워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애넌데일 소녀상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올바른 역사인식 확립, 평화를 향한 열린 교육의 장으로 가꾸고 보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진위는 소녀상 옆 빌딩에 ‘기억공간’을 마련해 위안부 피해자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기부 및 기념품 판매 수익 등을 통해 소녀상을 유지·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수요집회에 참석한 길원옥 할머니./오승현기자

추진위는 27일 제막식을 열고 소녀상을 공개할 계획이다. 제막식 자리에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와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도 참석한다.

추진위에는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와 워싱턴희망나비, 버지니아 한인회 등이 참여했으며 한국 정의기억연대와 민주평통워싱턴협의회가 후원하고 있다. 추진위를 후원하고 있는 이재수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 회장은 “오늘은 애넌데일에 소녀상을 건립하지만, 워싱턴DC에 소녀상을 세우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며 워싱턴 내 건립은 장기적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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