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101’에서 선발된 그룹 아이오아이(I.O.I)
CJ ENM이 제작한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에 연예기획사가 10만개의 ID로 투표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18일 동아일보는 2016년 3월 한 연예기획사에서 소속 연습생과 직원에게 10만여개의 ID를 주고 Mnet ‘프로듀스 101’에 투표하도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프로듀스 101’은 그룹 아이오아이(I.O.I)를 배출한 프로그램이다.
기사에 따르면 이 회사 소속 연습생 3명 중 한명은 아이오아이 멤버로 선발됐다. 투표에 동원됐다고 밝힌 당시 연습생 A씨는 “투표를 지시한 간부가 ‘다음 시즌에는 너가 (조작 투표의) 보상을 받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투표를 강요했다”며 “참다 못해 연습생들이 문제제기하자 증거를 없애려고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사무실에 가두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 해당 시리즈 방송의 투표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의 연예기획사 5곳 압수수색 당시 해당 기획사도 포함됐다. 기획사 관계자는 투표 조작 의혹에 17일 “그런 일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로듀스 X 101’
투표 조작과 관련한 경찰 수사도 계속 진행 중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6일 담당PD 계좌를 확인했고, 시즌1~4에 연습생을 내보낸 기획사 중 5곳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프로듀스 시리즈 외에 ‘아이돌학교’ 관련자들도 조사할 방침이다.
‘프로듀스 101’과 ‘아이돌학교’에 출연했던 이해인은 MBC ‘PD수첩’에 출연해 “(아이돌학교에) 최종 출연한 연습생 41명 중 2차 실기 시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디션을 본 3000명은 이용당한 것”이라며 “제작진이 남긴 음식을 몰래 먹는 등 인권이 없는 촬영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은 ‘프로듀스X101’의 최종 순위 발표 직후 탈락한 연습생의 팬들이 문제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팬들은 1위와 2위, 3위와 4위, 6위와 7위의 표차가 같을 뿐 아니라 1위부터 20위까지의 득표수가 특정수의 배수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연곡 파트 분배, 방송 분량에 대한 문제는 물론,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연습생들은 경연곡을 미리 알고 있었고, 울림 연습생은 최종 순위까지 미리 알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의혹이 수사로 이어지면서 12월로 예정됐던 아이오아이의 재결합에도 제동이 걸렸다. 아이오아이는 당초 10월 컴백 예정이었으나 “앨범 완성도를 높이겠다”며 12월로 미룬 상황이었다. 그러나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수 조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멤버 최유정도 16일 건강상의 이유로 당분간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알리면서 컴백 가능성은 미지수가 됐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