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유통업계에선 할인점 1위 업체인 이마트가 지난 2·4분기 창립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최대 화두였다. 국내 할인점 업황이 좋지 않다는 뜻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소비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내수 부진까지 겹치며 이마트 할인점 기존점 매출액은 1년 넘게 역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9조원에 육박하던 이마트의 기업가치도 3조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할인점 자체의 경쟁력이 사라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할인점 업체들의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음을 참고해야 한다. 특히 연초 대비 주가가 60.5% 상승하며 신고가를 갱신해나가고 있는 타깃(Target)의 고공행진이 가장 눈에 띈다.
타깃은 1962년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약 1,850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할인점 기업이다. 현재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출액 비중은 각각 92.7%, 7.3% 수준이다.
타깃의 주가 상승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오프라인 실적 회복이다. 최근 2년 누적 기준 기존점 매출액은 10% 가까이 늘었다. 지난 10년 사이 가장 준수한 성장세다. 미국 소매경기가 좋았던 탓도 있지만, 부진한 오프라인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고 상품 경쟁력 강화 노력에 나섰던 게 컸다. 두 번째는 온라인 부문 고성장이다. 당일 배송 서비스를 강화한 결과 지난 2·4분기 디지털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월마트(37%)와 아마존(20%)에 뒤지지 않는 성장세다.
타깃은 장기간의 부진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타깃이 올해 보여준 성과가 더 의미 있는 이유다. 2016~2017년 타깃은 아마존에 밀려 오프라인에서 부진을 거듭했다. 뒤늦은 온라인 대응 과정에서 수익성 또한 악화했다. 국내 할인점 업체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그러나 온라인 투자에 과감히 나서고 오프라인 부문을 효율화한 결과 타깃은 2년 만에 환골탈태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