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경기도 연천군과 강원도 철원군 경계인 3번 국도에서 방역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해 차량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연천=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주거지가 밀집한 서울 한복판에서 멧돼지가 출몰해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1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시께 송파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멧돼지 2마리가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관계당국이 즉각 수색에 나섰지만 한 마리는 방이동 공원 방면으로 달아났다. 17일 오전 2시30분께에도 송파구 오금동 아파트 단지에서 멧돼지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관계당국이 즉시 출동했지만 멧돼지를 발견하지 못했다. 같은 날 오후 7시께에는 오금동 공원에서 멧돼지 1마리 출현 신고가 접수됐으나 역시 당국이 출동했을 때는 달아난 후였다.
통상 가을철인 9∼10월에는 멧돼지들이 겨울나기를 위해 먹이를 섭취하러 주거지역에 자주 나타난다. 산지가 거의 없는 송파구에서도 이맘때 인접지역인 경기 하남·광주 야산에서 멧돼지들이 내려와 출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빈도가 더욱 잦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SF 확산 방지를 위해 경기도 멧돼지 포획을 강화하자 멧돼지들이 서식지인 경기도를 벗어나 송파구로 넘어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멧돼지를 만날 경우 소리를 지르는 등 도발하지 말고, 나무 뒤에 숨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바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12일 새벽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한 주택 마당에도 야생 멧돼지 한 마리가 들어와 포획단에 의해 사살됐다. 앞서 11일에도 강서구 가양대교 남단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돌아다니다 인근 자전거 도로로 추락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구조대원들이 마취총으로 멧돼지를 사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