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경의선 책거리에서 열린 ‘인문공감 2019’ 개막식에서 시인 권민경(사진 왼쪽부터), 김건영, 배수연씨가 낭독회를 하고 있다.
“왜 난 조그만 일에만 붕괴하는가/그러나/나는 시선을 던지는 투수 봄을 던지는 투수/마침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다시 나를 던졌을 때 무심히 나를 쳐내는 타자 나는 사실 이기고 싶지도 지고 싶지도 않습니다 몸과 마음을 모두 던져 버렸다 포기도 던져 버렸다 공격의 반대는 수비가 아니라 피격입니다 아무것도 던지지 않는다면 얻어맞지는 않을 테다 자포자기면 백전불태 게임은 그런 거 아닙니까 입을 벌린 사냥개의 붉은 혀처럼 해는 떠오르고 그 속에서 탐욕스러운 해(亥)가 나의 시선을 잡아당긴다 나는 신의 아침 식사처럼 일어나서 씻는다.(중략)”
지난 18일 경의선 책거리에서 열린 이색축제 ‘인문공감 2019’ 개막식에서 시인 김건영 씨가 자신의 작품 ‘야구’를 한 줄씩 읽어나갔다. 참가한 시민들은 평소 눈으로 읽던 시를 귀로 감상하며 생각에 빠지는 모습이었다.
오는 20일까지 경의선 책거리 일대에서 열리는 ‘인문공감 2019’는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출판산업진흥원 등이 함께 준비한 축제로 강연, 낭독, 답사,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오은 시인 등이 참석해 사람들과 공감하며 책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건축 전문가와 함께 경의선 건설의 의미를 탐방하고, 심리학자와 함께 강연과 대화를 겸한 프로그램 등 강연과 답사 프로그램은 물론 직접 캘리그래피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또 와우교 근처에서는 음악가들의 버스킹이 열리기도 한다.
홍대 근처에 위치한 덕분에 유동인구가 많아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면서 우연히 만난 인문을 반가워하며 적극 참여하기도 했다.
이 행사는 지난 2013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도서관 공모사업인 ‘길 위의 인문학’을 갈무리하고 인문학이 추상적이고 어려워 소수의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자 올해 처음 마련했다. 이날 개막식에 참가한 박종달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인문정신정책과장은 “전국 400여개 공공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는 인문학 강연사업인 ‘길 위의 인문학’이 올해 7년째로 일상 속의 인문학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이번 행사는 인문학이 무겁고 진지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즐기며 소통할 수 있는 삶 그 자체라는 것을 알리고자 준비한 만큼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인문과 일상의 삶이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축제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인문공감 2019’는 오는 20일 일요일까지 경의선 책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참가는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은 길 위의 인문학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18일부터 20일까지 경의선 책거리에서 열리는 ‘인문공감 2019’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었다. 길위의 인문학을 알리는 부스는 물론, 경의선 건설의 의미를 답사를 통해 확인하고 직접 캘리그래피를 체험해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