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포스터.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끌어올려 줄 다양한 오페라 공연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판타스틱 오페라’로 이름 붙여진 ‘호프만의 이야기’부터 모차르트의 명작 ‘돈 조반니’, 국내 초연 ‘마리아 스투아르다’까지, 마음을 풍성하게 해 줄 오페라의 성찬이 차려진다.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작곡가 오펜바흐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를 24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19세기 낭만주의 오페라의 결정판으로 꼽히는 ‘호프만의 이야기’는 오펜바흐가 남긴 마지막 작품이자 그의 유일한 장편 오페라다. 독일 낭만주의의 대문호 E.T.A. 호프만의 세 가지 단편 소설 ‘모래사나이’ ‘고문관 크레스펠’ ‘잃어버린 거울의 형상’의 이야기를 토대로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호프만의 세 가지 꿈 같은 연애담이 펼쳐지는 가운데 한 예술가의 꿈과 좌절이 비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그려진다. 작곡가는 이 작품에 ‘판타스틱 오페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국립오페라단이 ‘호프만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는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미완의 유작으로 작곡가 사후에 완성된 ‘호프만의 이야기’는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연출을 맡은 뱅상 부사르는 “완성된 버전이 존재하지 않은 만큼 큰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현실적인 면과 초현실적인 면, 코믹한 부분과 극적인 부분이 모두 섞여 있는 특색을 공연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1만~15만원.
서울시오페라단 ‘돈 조반니’ 포스터.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 ‘돈 조반니’ 무대 예상 모습.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모차르트의 걸작 ‘돈 조반니’도 관객들을 찾아온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이 오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돈 조반니’는 호색한 귀족 돈 조반니와 하인 레포렐로, 귀족 여인 돈나 안나, 돈나 엘비라, 시골 처녀 체를리나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작품 후반부에 지옥에 끌려가는 돈 조반니를 통해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서울시오페라단 이경재 단장이 연출하는 이번 공연은 단순한 권선징악을 넘어 등장인물들의 본성, 그들의 삶과 선택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무대장치를 최소화했다. 정승호 무대디자이너는 “절제된 무대 위에 맺혀지는 영상을 통해 극 중 장소나 인물 심리를 표현하는데 집중했다”며 “무대는 일종의 도화지처럼 영상과 조명이라는 요소의 색과 빛의 디테일로 장면마다 인상적인 그림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마시모 자네티가 국내 첫 오페라 지휘를 맡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3만 ~ 12만원.
오페라 ‘마리아스투아르다’ 포스터. /사진제공=라벨라오페라단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여왕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다음달 22~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첫 선을 보인다. 라벨라오페라단은 지난 2015년 여왕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인 ‘안나 볼레나’도 국내 초연한 바 있다.
독일의 대문호 프리드리히 폰 실러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16세기 스코틀랜드 여왕 마리아 스투아르다와 영국 여왕 엘리자베타의 치열한 대결을 담고 있다. 엘리자베타는 반역죄로 성에 구금된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정치적 경쟁자이자 사랑의 라이벌로 여기고 두려워하며 강한 비난과 모욕을 던진다. 마리아 역시 엘리자베타에게 ‘왕좌를 더럽힌 비열한 사생아’라는 치욕스러운 말로 되갚는다. 치열한 대결 끝에 엘리자베타는 마리아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공연에서는 16세기의 화려하고 웅장한 영국·스코틀랜드 왕실 배경의 무대가 감각적으로 표현될 예정이다. 3만~18만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