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실향민 깊은 아픔…지구상에서 가장 긴 이별 끝내야"

■제37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 축사
"남북관계 소강국면.. 합의 이행 속도 못내"
"이산가족 생사확인 등 위해 정부 노력할 것"

이낙연 국무총리가 20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37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에서 관중석의 응원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20일 “이산가족 열 분 가운데 네 분만 생존해 계시고, 그분들의 기억도 점점 흐려진다”며 “지구 상에서 가장 긴 이별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이산가족의 생사확인과 서신교환, 화상 상봉과 상설면회소를 통한 상봉 정례화를 서둘러야 한다”며 “그렇게 되도록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37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에 정부 대표로 참석해 축사를 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는 먼저 실향민 1세대들의 힘들었던 삶을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사회에 대한 기여 노력을 해온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20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37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에서 지역 대표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총리는 “1세대 어르신들은 전쟁통에 고향을 떠나고 가족과 헤어지셨다. 타향살이를 견디며 한 맺힌 세월을 사셨다”며 “그래도 어르신들은 ‘하나가 되자’는 마음으로 ‘동화(同和)’를 실천해 오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동화’라는 이름을 붙인 기업과 은행, 병원과 공원을 만들어 사회에 기여하며, ‘동화’의 정신을 후손들에게 전하셨다”며 “그런 마음으로 외로운 이웃을 돕고, 탈북주민 가정을 살피셨다”고 덧붙였다. 88 서울 하계 올림픽부터 지난 해 평창 동계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큰 일이 있을 때 마다 사랑과 나눔에 앞장 서줬던 데 대해 거듭 사의했다.


이 총리는 타인과 사회를 위한 삶을 살아왔지만 정작 가슴에 품은 한은 풀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점에 대해 개인적 안타까움과 정부 대표로서 송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 총리는 “1세대 어르신들은 여전히 깊은 아픔을 견디고 계신다”며 “부모님 묘소에 술 한 잔 올리고 싶은 마음, 형제의 손이라도 한 번 더 잡고 싶은 마음, 고향 산천 찬찬히 둘러보고 싶은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자료 : 박정 더불어민주당의원실·통일부

남북 관계가 출렁거리면서 기대와 실망을 반복했을 실향민들의 마음에도 공감했다,

이 총리는 “지난해 한반도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며 3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2번의 북미 정상회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남북 경비초소 시범 철수,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이 있었음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리는 “지금 남북관계는 소강 국면에 섰다. 남북의 여러 합의 이행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가족상봉의 날을 간절히 기다리시는 여러분의 상심이 가장 크실 것”이라고 목소리를 낮췄다.

이 총리는 “이산가족 만남을 신청하신 어르신 열 분 가운데 네 분만 생존해 계신다. 그 네 분도 기억이 점점 흐려지신다”며 남북 교류에 속도를 내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 이 총리는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덜어드리도록 남북이 조속히 대화하고 실천하기를 바란다”며 “또 정부는 이북 5도 향토문화의 계승발전을 더 돕겠다”고 약속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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