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 1월부터 픽업트럭 ‘포터’를 파키스탄에 투입해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장악한 시장 공략에 나선다.
독자적인 조립 생산을 통해 시장 대응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현지에 ‘디지털 쇼룸’ 등을 개설해 마케팅과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20일 외신 및 현대차(005380)에 따르면 현대차 파키스탄 합작법인 현대니샤트(HNMPL)는 내년 1월부터 포터 H100 픽업트럭을 현지에서 조립 생산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과거에 포터를 파키스탄에 수출해 현지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았다”며 “지역적 특성 등을 고려한 결과 포터를 첫 번째 공략 모델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현대니샤트는 지난 2017년 현대차, 파키스탄 최대 재벌 니샤트밀즈, 최대 트랙터 업체 밀랫트랙터가 합작해 설립한 조립형 반제품(CKD) 방식의 회사다. 현대차는 동시에 북동부 도시 파이살라바드에 조립공장을 설립했다. 파이살라바드의 생산 설비 시설은 1억5,000만달러가 투자됐으며, 연산 1만5,000대 규모다. 내년 1월께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는 포터를 시작으로 투싼 등을 생산할 예정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른 차량 생산도 검토할 계획이다. 타츠야 사토 현대니샤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불확실한 루피 달러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향후 5년간 현지 조립생산을 4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250명을 우선 직접 고용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판매망 확대에도 나선다. 올 초 라호르에 있는 쇼핑몰 엠포리엄몰에 첫 디지털 카 쇼룸을 개설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파키스탄 카라치에도 디지털 쇼룸을 개설했다. 특히 현대차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하며 판매 라인업을 확대했다. 사토 COO는 “파키스탄 전역에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부터 파키스탄 8개 주요 도시에 판매망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파키스탄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은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파키스탄의 인구는 2억명으로 세계 6위지만, 자동차 보유 대수는 23만대에 불과하다. 인구 1만명 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160대로 아시아 평균(892대)보다 훨씬 낮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상반기 자동차개발정책(ADP)을 발표하고 2021년까지 파키스탄에 진출하는 자동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세금 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현재는 스즈키·도요타·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계가 나란히 자동차 판매량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