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바이오로 간판 바꾸기' 여전

'신성장동력 확보' 명분 앞세워
바이오 진출 업체 잇따르지만
주가부양 효과 미미...투자 주의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 바이오 업종으로 회사명을 바꿔 달거나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는 업체들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이 악화하다 보니 ‘신성장 동력 확보’를 명분으로 바이오 시장에 진출하면서 일종의 ‘라벨갈이’를 하는 셈이다. 그러나 신사업 진출 능력과 의지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단기 주가 부양을 겨냥한 상장사도 많아 투자 시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소형 공작기계 제조업체인 유지인트는 지난 15일 사명을 ‘대창솔루션(096350)은 지난 2월 자회사로 메딕바이오엔케이를 설립한 후 자연살상세포(NK세포)를 활용한 항암면역치료제 개발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 같은 ‘바이오 시장 진출’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업종 전환 기업 중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곳이 많아 ‘신사업 진출 의지’가 불명확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지난 2017년부터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엔 영업적자폭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에 달하는 115억원까지 불어났다.

‘바이오 기업’으로의 간판 변경을 통한 주가 상승 효과도 예전 같지 않다는 해석이다. 바이오 ‘라벨갈이’가 코스닥 시장에서 이미 지난 4년간 유행하면서 투자자 사이에서도 경계심이 커졌다는 의미다. 가령 우리바이오 주가는 신사업 진출을 발표한 지난 3월말 800원대에서 5월16일 1,465원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8월6일 67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비록 상반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8월 중반 한때 1,000원대까지 올라갔지만 현재는 900원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바이오처럼 특정 산업을 ‘테마’에 편승한 종목에 대해선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도 바이오 테마를 겨냥해 주가를 부양하려는 세력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이라며 “요즘에는 그래핀이나 자율주행차 등도 새로운 테마로 부각되고 있어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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