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재(가운데) 우리카드 사장이 지난 8월 서울 광화문 우리카드 본사에서 ‘카드의정석 댕댕냥이 디자인 공모전 시상식’을 열고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우리카드
우리카드의 대표 상품이자 단일 카드 시리즈로는 가장 빠른 속도로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우고 있는 ‘카드의 정석’이 올 연말까지 기록 경신을 이어간다. 이르면 다음달 500만장 돌파를 앞두고 있는데다 ‘카드의 정석’ 효과에 힘입어 우리카드 개인고객 수도 1,300만명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올 3·4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2억원)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 한 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마케팅 비용 통제 등 카드산업 규제 강화로 대다수 카드사가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카드는 매 분기 신기록을 내고 있다. 이대로면 지난해 달성한 분사 후 최대 당기순이익을 또 한 차례 넘어서게 된다.
이례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취임 후 대표카드로 육성한 ‘카드의 정석’이 있다. 매달 25만장씩 신규 발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7월 말 400만장 돌파 기록을 세운 지 4~5개월 만에 발급좌수 500만장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성장잠재력이 큰 30대 이하 고객 비중이 62%까지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우리카드는 ‘카드의 정석’이 10~20대 고객군의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30대 이하 고객의 비중은 올 연말까지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카드업계에서는 최고경영자(CEO) 카드가 실종된 지 오래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파격적인 혜택을 집중한 카드도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일명 ‘정원재 카드’로 불리는 ‘카드의 정석’은 업계에서 보기 드문 CEO 카드지만 혜택 몰아주기가 아닌 역발상 마케팅 전략으로 차별화한 카드라는 점에서 기존 CEO 카드와는 다르다는 평가다.
지난 8월 우리카드가 1,000만 반려인을 겨냥해 출시한 반려동물 특화카드 ‘카드의정석 댕댕냥이’. /사진제공=우리카드
‘카드의 정석’은 휴면고객을 유효고객으로 전환시키는 리텐션(고객유지)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우리카드는 리텐션 마케팅을 신규 발급 고객부터 집중하는 역발상 전략을 취했다. “발급 직후부터 고객 지갑 속의 첫 번째 카드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정 대표의 주문에 따라 카드 수령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할인 혜택에 집중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 서비스를 강화했다. 그 결과 회원의 지속 사용여부를 알려주는 최초 6개월 이용률은 지난해 말 64.9%에서 6월 말 74.4%로 반년 만에 10%포인트가량 급상승했고 회원당 월평균 이용금액도 같은 기간 78만6,000원에서 80만2,000원으로 점프했다.
라인업 강화에도 주력했다.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골라 쓸 수 있도록 쇼핑·여행·펫 등 각각의 특화 영역을 반영한 탄탄한 라인업을 갖춘 것.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고 기존 고객의 추가 발급까지 노린 전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의 정석’은 상품기획 단계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 트렌드의 변화와 고객의 행동패턴을 반영한 카드로 주목받았다”며 “변화하는 지불결제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간편결제서비스 혜택을 강화한 것에서 나아가 웹드라마·소셜미디어 마케팅 등을 통해 새로운 마케팅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