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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는 21일 청와대가 50∼299인 중소기업에 주 52시간제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내년 1월부터 예정대로 주 52시간제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날 대변인 논평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한 것은 작은 사업장일수록 준비 기간을 길게 부여한 것”이라며 “300인 이하 사업장의 경우 (300인 이상 사업장보다) 1년 6개월의 준비 기간을 더 부여했기 때문에 계도기간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300인 이상 기업은 그해 7월부터 주 52시간제 시행에 들어갔다. 50∼299인 기업은 1년 6개월 뒤인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기업의 반발이 거세졌고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탄력근로제 개선을 위한 입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50∼299인 기업에 주 52시간제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을 포함한 보완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계도기간에는 주 52시간제를 위반한 기업에 대한 처벌이 유예된다.
청와대가 기업 측에 다시 계도기간을 부여한다는 입장에 한국노총은 “정부가 마련할 보완책은 노동시간 단축 제도 지연이 아니라 제도 안착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이 돼야 할 것”이라며 “노동부는 제도 안착을 위한 적극적인 행정 지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이날 대변인 논평에서 황 수석 발언에 대해 “대기업보다 열악한 조건에 있는 300인 미만 중소 사업장 노동자는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의 굴레 아래 있도록 방치해도 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청와대는 궁색하기 짝이 없는 노동부 실태조사 결과를 들먹이며 ‘보완’이라는 거짓 뒤에 숨지 말고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덧붙였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