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유튜브 스타"...약사들 의약품 쉽게 설명해 인기

구독자 20만 넘는 사례 나와
제약사 대응나설 정도로 영향력
"일종의 광고" 규제 목소리도

약국에서 하얀 가운을 입고 환자를 맞이하던 약사들이 속속 손 안 스크린인 유튜브 스타로 데뷔하고 있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를 통해 의약품이나 건강정보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직접 소통하며 설명하는 ‘약사 유튜버’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구독자 수 20만을 넘기는 등 경우도 나올 정도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유튜버로 유명세를 탄 뒤 지상파 방송까지 진출한 박승종 약사가 꼽힌다. 그는 지난해 11월 유튜브에 ‘약쿠르트’라는 이름의 채널을 개설해 인기를 끌었다. 그밖에도 ‘약사가 들려주는 약 이야기’ ‘이해창 약사TV’ ‘메디테인먼트’ ‘약먹을시간’ 등이 약사 유튜브 채널들의 대표주자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어려울 수도 있는 유익한 의약품 정보를 쉽게 설명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소화제에서 발암 물질이 발견됐던 ‘라니티딘 사태’에서 약사 유튜버들은 라니티딘을 단기 복용할 경우 인체에 크게 위험하지 않다며 의약품 회수 조치를 하지 않은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대처가 빨랐던 편이라고 상세히 설명해 국민들의 불안을 달랬다. 동물구충제인 ‘펜벤다졸’이 말기 암 환자들 사이에서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동물용 구충제는 사람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조심해야 한다”며 “메벤다졸 등 사람 구충제 중 외국에서 항암 연구가 이어지는 약도 많다”고 밝혔다.

예민할 수 있는 이슈에도 과감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 한일 무역분쟁 때는 일본의 일반의약품을 알리는 영상을 올리고, 인공임신중절 유도 약물인 ‘미프진’에 대한 견해를 나누기도 한다. 유튜버 약쿠르트가 ‘아로나민골드를 먹지 않는 5가지 이유’라는 주제로 올린 영상은 아로나민골드의 제조사 일동제약이 직접 대응에 나설 정도로 파장이 컸다.

다만 일각에서는 약사가 유튜브를 이용해 특정 의약품이나 약국을 광고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가끔 약사 유튜버를 향해 ‘불법 광고’라며 처벌해야 한다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약사들의 유튜브 활동을 제한하는 제도는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유튜브는 개별 약사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된 공간”이라며 “특정 제약사를 집중 칭찬하거나 허가받은 효과 이외 사항을 언급하지 않는 경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약쿠르트 중 일부

‘약 먹을 시간’ 중 일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