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탄 화웨이 미국지사 홍보담당 부사장은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출금지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화웨이 자체 기술로는 미국 구글의 서비스를 대체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인정했다. 화웨이의 이 같은 입장은 런정페이 최고경영자(CEO)의 기존 발언과 배치된다. 런정페이는 지난 9월 진행된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100억달러(약 11조7,450억원)의 수입이 줄어들더라도 우리에게는 큰 영향이 없다”며 미국의 제재에 따른 타격이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회장 자신감’ 뒤집은 발언 왜?
전세계 ‘구글 생태계’ 점령 속
자체OS 개발·적용 걸음마 단계
예상보다 큰 차질에 애로 토로
이처럼 화웨이가 애로사항을 공개적으로 토로한 것은 스마트폰 제조에 필수적인 자체 운영체계(OS) 개발과 적용에서 예상보다 큰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화웨이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OS 개발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8월에야 자체 OS인 훙멍을 공개하며 첫발을 뗀 수준이다. 탄 부사장은 ‘훙멍이 구글을 완벽하게 대체하려면 수년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FT의 질문에 “그렇다”며 “유럽과 동남아에는 구글 앱에 익숙한 스마트폰 사용자가 매우 많아 해외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구글·인텔·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정보기술(IT) 업체들로부터 OS나 반도체 칩 구매에 제한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신형 스마트폰 모델에는 구글 지도 등 구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오픈소스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해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지만 유럽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는 출시가 지연되는 상황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