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9일 오전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에서 장병들이 ‘디엠지(DMZ) 평화의 길’ 개방행사 참석자들을 위해 통문을 열고 있다./파주=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1일 비군사적 성격의 비무장지대(DMZ) 출입과 군사분계선(MDL) 통과에 대한 유엔군사령부의 법적 허가권 행사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김 장관은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천정배 무소속 의원의 관련 질의에 “(MDL 통과가 필요한) 비군사적 성질의 환경조사, 문화재 조사, 감시초소(GP) 방문 등에 대한 (유엔사의) 허가권(행사)의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안전문제를 잘 지켜나가면서도 비군사적 목적의 DMZ 출입에 관련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통일부 최고수장이 DMZ 출입 문제 등에 대해 유엔사와 의견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이례적으로 직접 인정하면서 이를 두고 정부와 유엔사가 불협화음을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천 의원이 지난해와 올해 유엔사가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로 MDL 통과를 불허한 사례를 지적하자 김 장관은 “그동안 DMZ 출입 문제, MDL 통과 문제와 관련해 의견 차이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 의견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나름대로 긴밀하게 협의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장관의 이날 발언은 정전협정상 유엔사 관할인 탓에 DMZ 내에서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정부의 속내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정부는 북한과 DMZ 내 경의선 철도 공동조사를 추진했지만 유엔사가 MDL 통과 승인을 내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김 장관은 “지금 정부가 DMZ 국제평화지대화 관련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단 우선적으로 역사나 문화, 환경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기 위해서도 이 부분에 대한 유엔사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지금 다각적인 유엔사와의 협력을 추구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도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