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22일 기준) 68개의 국내 국공채형 펀드의 수익률은 -0.69%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0.10%)을 밑도는 수치며 채권형 펀드의 여러 유형 중 가장 저조한 성과다. 특히 국공채형은 저성과가 이어지면서 3개월간 수익률(-0.47%)도 마이너스로 접어든 상태다. 국공채형은 올해 초 기타 채권 펀드의 성과를 압도할 정도로 고수익을 냈지만 최근 이와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이는 국공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1.655%로 마감했는데 이는 기준금리가 인하된 후부터 15.6bp(1bp=0.01%포인트)가 상승한 수치다. 3년물 금리의 경우 전일 1.408%로 마감하면서 지난 7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4%대로 들어가기도 했다.
국공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배경에는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관측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예상과 달리 금리동결을 주장하는 두 명의 소수의견이 등장했고 내년 4월 4명의 금통위원 임기가 종료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에 추가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금리가 상승했다”고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당분간 통화정책의 효과를 지켜보겠다고 언급한 데 이어 기준금리는 지금도 낮고 제로 금리까지 가기에 조심스럽다고 밝혀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차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도 내년 1·4분기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내년 국채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과 미중 간 무역협상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울리면서 채권 시장의 약세를 이끌고 있다는 설명도 많다.
외국인들이 국채 매도에 나서는 모습도 나타난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달 16일부터 21일까지 5,456억원 규모의 국채를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채권 약세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하다고 하지만 국내 금리 인하에 대한 의문이 크다”면서 “국고 3년물 금리가 1.3~1.4%로 횡보하는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