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늘리라는데...대학 53% “정시 30% 미만이 적정”

50% 이상 정시 확대 원하는 대학 한 곳도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학입시 정시모집 비중에 대해 전국 4년제 대학 중 53%가 “30% 미만이 적정하다”고 본다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시 비중 50% 이상에 손을 들어준 대학은 한 곳도 없었고, 40% 이상이 적정하다고 답한 대학도 5곳뿐이었다. 전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말한 정시 비중 확대와는 상충 되는 것이어서 혼란이 예상된다.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대교협은 이달 8∼16일 회원 대학 198개교에 보낸 설문조사지에 회신한 89개교의 응답에서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서 ‘전체 모집인원 대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전형의 적정한 비율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회신 대학의 과반인 52.8%(47곳)가 30% 미만이라고 답했다. 30% 이상∼40% 미만이 적정하다고 답한 대학이 34.8%(31곳)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40% 이상∼50% 미만을 택한 대학은 5.6%(5곳)뿐이었고,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답한 대학이 6.7%(6곳)였다. 또한 수능 위주 전형이 50% 이상이어야 한다고 답한 대학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대학과 지역 대학으로 나눠보면, 지역 대학에서 정시 비율을 낮게 잡기를 원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역 대학의 경우 34곳이 “30% 미만”을, 11곳이 “30% 이상∼40% 미만”을 택했으나, 수도권 대학의 경우 20곳은 “30% 이상∼40% 미만”을, 13곳은 “30% 미만”을 원했다. 입학정원 규모별로는 대형 대학일수록 “30% 이상∼40% 미만”을 선호하고, 중소규모 대학일수록 “30% 미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보였다.

이번 대교협 조사에 응한 대학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대학이 39곳(43.8%), 지역 대학이 50곳(56.2%)이었다. 입학정원 규모별로는 3,000명 이상이 21곳(23.6%), 2,000명 이상∼3,000명 미만이 15곳(16.9%), 1,000명 이상∼2,000명 미만이 30곳(33.7%), 1,000명 이하가 23곳(25.8%)이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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