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금강산 한 몸인데…정부, 뭐하고 있나”

김서진 개성공단협 상무 “정부, 적극나서야”
2016년 공단 중단 이후 방북승인됐지만 답보
기업 90% 재입주 희망하지만, 경영난 가중

김서진 개성공단기업협회 상무

“개성공단과 금강산은 ‘한 몸’입니다.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답답합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북과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남측 시설을 철거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김서진(60) 개성공단기업협회 상무가 속한 기업단체 카톡방에는 문자 메시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김 상무는 ‘’남의 일이 아니다‘ ’(정부가) 미국 눈치를 언제까지 볼 것인가‘ 등 걱정의 글이 대부분”이라며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정부가 나서야했다. 정부는 뭘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김서진 상무는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내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나 “금강산은 이산가족 방문을 풀어주는 식으로 인도적으로 해결해야 했다”고 “중국인도 가는 금강산을 우리 정부는 왜 허가하지 않았나”라고 한탄했다.


개성공단 기업인은 금강산을 개성공단 한 몸처럼 여겨왔다. 경협과 관광이라 두 축으로 남북은 화해와 경색국면을 오고 갔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개성공단이 문을 닫기 전까지 14년간 공단에는 5만5,000여명의 남북 노동자가 함께 했다.

특히 올해 1월만하더라도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조건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한다고 했다. 공단 재개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졌던 시기다. 김 상무는 “조건없는 재개라는 입장이 나왔을 때 ‘이제 공단 재개 실마리를 찾는구나’ 생각했다”며 “오늘 김 위원장은 남한 시설을 철거하겠다는 첫 메시지다. 그동안 발언과 의미와 수위가 확실하게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정부는 2년 넘게 허가하지 않았던 개성공단 방북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후 답보상태다. 북한이 승인하지 않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개성공단기업인들은 정부가 북한 핑계를 대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한다.심지어 3개월 넘게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기업협회와 관련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

개성공단 문제는 재개 여부뿐만 아니라 입주기업의 문제로 옮아가고 있다. 대부분 개성공단 기업은 공단이 재가동 되면,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경영난에 빠졌다는 점이 우려다. 중기중앙회가 지난 4월 입주기업 108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7%는 공단 중단 대비 경영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당시 재입주 의사비율은 98%에 달했다.

김 상무는 “우리 소유의 자산 점검뿐만 아니라 우리가 공단 재개를 원한다는 걸 북한에 알리기 위한 방북”이라며 “우리 정부가 지금이라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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