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루트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돼도 신고자는 10% 남짓"

신고 못한 이유로는 "신고해도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100일을 맞았지만 괴롭힘으로 인해 신고하는 직장인은 10명 중 약 1명 꼴로 여전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신고를 해도 회사에서 받아주지 않는 일이 많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지난 16~21일 직장인 72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 갑질을 경험하고 신고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5.3%에 그쳤다고 23일 밝혔다. 하지만 이는 신고했는데 회사에서 반려했다는 응답(10.8%)도 포함된 수치다. 제대로 신고한 직장인은 전체의 4.5%뿐이란 게 인크루트의 설명이다. 나머지 84.7%는 신고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신고하지 않았거나 반려 당한 이유로는 신고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35.1%로 가장 많았다. 혹은 괴롭힘 정황은 있으나 신고할 만한 증거가 없어서(27.5%), 신고가 어려운 사각지대에서 근무하기 때문에(10.2%) 불가능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신고했을 때 불이익을 협박해서(11.6%), 신고해도 회피해서(11.0%) 등을 꼽기도 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후 직장갑질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8.7%였다. 성별로는 여성(60.8%)이 남성(39.2%)보다 피해 경험이 많았다. 직급별로는 사원(44.7%), 대리(21.1%)급이,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61.1%로 중견기업(16.5%), 대기업(16%)보다 월등히 많았다. 괴롭힘 유형으로는 업무과다가 18.3%로 가장 많았고 욕설·폭언(16.7%) 시간외 업무지시(15.9%), 행사·회식 참여 강요(12.2%), 사적용무·집안일 지시(8.6%), 따돌림(6.9%), 업무배제(6.2%), 성희롱·신체접촉(5.4%) 등 다양한 유형이 올라왔다.

현행법에서 보완해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신고자 개인신상 보호(25.2%), 신고처 수정(17.1%) 등을 꼽았다. 특히 괴롭힘의 주체가 사업주 혹은 대표이사면 사업장에 정상적인 신고가 가능할 리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 외엔 신고방법 안내 및 홍보 부족(14.2%), 신고대상의 확대(11.0%), 괴롭힘, 갑질 자체가 줄어드는 기업 문화 조성(27.4%) 등의 응답이 있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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