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해 포토라인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구속 기로에서 결국 포토라인에 섰다. 정 교수에 대한 구속 여부 결정은 이르면 이날 밤 늦게 나올 전망이다.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오전10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321호 법정에서 정 교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돌입했다.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한 정 교수는 서울중앙지법 서관 출입구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서서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라며 매우 작은 목소리로 짧게 답했다.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를 인정하느냐”, “제기된 혐의를 모두 인정하느냐”, “검찰이 강압 수사를 했다고 생각하느냐” 등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지난 8월27일 검찰이 수사에 들어간 이후 정 교수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두 달 만에 처음이다. 정 교수는 이달 3일부터 17일까지 검찰에서 총 일곱 차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모두 비공개로 소환됐다.
정 교수는 지난 2012년 9월 딸 조모(28)씨가 대학원에 진학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른바 ‘조국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설립과 경영, 코링크PE 투자사인 더블유에프엠(WFM) 경영에 관여한 혐의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씨를 통해 동양대 연구실과 자택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에 21일 정 교수에게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횡령 등 11개 범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교수에 대한 구속에 범죄 혐의 성립 여부와 함께 그의 건강상태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 측은 현재 뇌종양·뇌경색 증상을 호소하고 있으나 검찰은 정 교수의 건강상태가 구속 절차를 견딜 수 있을 만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정 교수는 영국 유학 중이던 2004년 추락 사고로 두개골 골절상을 입었다. 정 교수 측은 CT(컴퓨터단층촬영)과 MRI(자기공명영상) 자료, 신경외과 진단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정 교수에 대한 구속 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밤, 늦어면 24일 새벽께 나올 전망이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