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하고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연합뉴스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김준기 전 DB(012030)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구속됐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 전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수사경과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26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경찰은 강간, 강제추행 혐의로 김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전 회장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자신의 별장에서 일한 가사도우미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와 2017년 2∼7월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7년 7월부터 질병 치료차 미국에 머물던 김 전 회장은 그해 9월 여비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듬해인 2018년 1월 가사도우미도 김 전 회장을 고소했으나 그는 6개월마다 체류 기간을 연장하며 미국에서 지내면서 경찰 수사를 피했다.
경찰이 김 전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린 데 이어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하는 등 압박하자 2년 3개월 만인 23일 새벽 귀국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 전 회장을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해 경찰로 이송한 뒤 조사를 벌여왔다.
김 전 회장은 귀국 당시 인천공항에서 만난 취재진에 “(혐의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