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사망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가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중대발표를 통해 전날 미군이 시리아 북동부 이들리브 지역을 공습해 알바그다디가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알바그다디는 미 특수작전부대가 몰려들자 입고 있던 자살폭탄조끼를 터뜨려 자살했으며 공습 후 사체를 확인한 결과 알바그다디로 식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바그다디는 개처럼 죽었다. 겁쟁이처럼 죽었다”면서 “이 세상은 이제 더욱 안전해졌다. 신의 가호가 미국에 있기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고 지켜본 가운데 진행된 이 작전은 지난 26일 자정이 지난 시간에 터키 국경 인근의 브라사 마을에서 비밀리에 진행됐으며 헬기와 전투기까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리브주 북서부의 한 군벌 사령관은 지상에서도 충돌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군과 함께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IS 격퇴전을 수행해온 시리아민주군(SDF)의 마즐룸 아브디 총사령관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미국과의 합동 정보 작업을 통한 성공적이고 역사적인 작전을 수행했다”고 게시했다.
시리아 북동부 이들리브주(州) 브라사 마을이 26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 최고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제거하기 위한 미군의 공습작전으로 초토화됐다. /브라사=AFP연합뉴스
터키 국방부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전날 밤 시리아 이들리브주에서 미군의 작전이 있기 전 양국 군사당국 간 정보 교환과 협력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에서 IS 수립을 선포한 알바그다디는 ‘칼리프(이슬람제국 통치자)’로 불리는 등 IS 이데올로기의 상징적 존재로 여겨졌다.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서 IS를 지휘하고 미국·영국·일본 등 서방 인질들을 잔인하게 살해한 주모자다. 이라크와 프랑스·벨기에 등지에서의 각종 테러를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방 정보당국은 5년 동안 그의 소재를 추적해왔으며 미국은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라덴과 같은 2,500만달러(약 290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주둔한 미군 철수를 명령해 IS 격퇴전에서 미국의 동맹군으로 싸운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침공을 묵인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또 이 지역에서 IS 세력이 부활할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특히 우크라이나 의혹을 둘러싼 탄핵조사 국면에서 동맹인 쿠르드족을 배신한 것에 대해 공화당 내부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공습을 명령해 알바그다디가 사망하면서 이 같은 비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아주 큰일이 방금 일어났다!”고 적었으며 이로부터 한 시간 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이 내일 오전 중대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공지한 바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