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수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던 홍콩 소재 은행들이 미·중 무역갈등과 홍콩 시위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와 수개월째 계속된 홍콩의 반정부 시위로 홍콩 경제가 위축되면서 호황을 누려온 은행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홍콩은 중국 본토 기업들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금융 중심지로서 수년간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동아은행, HSBC의 지방 계열은행들, 항셍은행에 엄청난 돈벌이의 기회를 제공해왔다. 시티그룹 분석에 따르면 홍콩 소재 은행 직원들의 1인당 이익은 대략 미국의 2배에 달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달 초 홍콩 경제가 2·4분기 연속 경기 위축 상태인 ‘기술적인 경기침체’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위축은 기업과 가계의 대출을 어렵게 하고 신용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미국 달러화에 대한 중국의 고정환율제는 미국의 저금리 기조로 인해 은행의 주수익원인 예대마진을 축소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인터넷은행들까지 새로운 경쟁 상대로 나서면서 기존 은행들의 수익 전망은 더 어두워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 정부는 올해 텐센트, 알리바바, 앤트 금융 등 8곳에 오프라인 지점이 필요 없는 인터넷은행 사업을 허가했다.
펠릭스 램 BNP파리바 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전통 은행들이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수수료를 낮추고 고객 확보를 위해 더 큰 비용을 사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바이 소재의 시티그룹 수석 애널리스트인 로니트 고세는 “홍콩에서 은행들의 초고수익 시대의 종말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과 런던 증시에 동시 상장된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번 주 분기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HSBC는 2·4분기의 경우 홍콩의 반정부 시위의 영향으로 세전 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3·4분기에도 HSBC의 순이익이 1년 전 대비 11% 격감한 34억7,000만달러에 그쳤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신용손실과 다른 신용 어려움으로 인한 비용도 3분의 1가량 상승한 6억7,300만달러로 관측됐다.
HSBC는 이에 따라 비용 절감에 힘을 쏟고 있다고 투자은행 관계자는 전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