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승 타이' 82승 찍은 우즈, 메이저 18승 향해 진격

■PGA투어 조조 챔피언십 최종
19언더 치며 2위와 3타차 우승
프레지던츠컵 참가 희망 부풀려
'메이저' 마스터스 2연패 기대도

28일 PGA 투어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운 타이거 우즈가 조조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인자이=AFP연합뉴스

지난 4월 마스터스에서 11년 만에 메이저 우승컵을 다시 든 타이거 우즈(44·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다 우승 타이기록까지 작성했다.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메이저 최다승(18승) 기록을 향한 동력을 얻은 그는 연말 프레지던츠컵 참가 희망도 부풀렸다.

28일 일본 지바의 아코디아골프 나라시노CC(파70). 조용한 골프장이 이른 아침부터 들썩였다. 우즈의 82승째를 구경하러 온 갤러리들 때문이었다. 일본에서 처음 개최되는 PGA 투어 정규대회인 조조 챔피언십은 폭우 탓에 경기가 밀려 전날 4라운드를 다 마치지 못했다. 우즈는 하루를 넘겨 3타 차 선두로 12번홀(파4)에서 잔여 경기를 시작했다.

12번홀을 보기로 출발하고 다음 홀에서는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는 등 출발은 불안했다. 하지만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을 때 우승을 놓친 적이 데뷔 후 두 번밖에 없던 우즈는 40대 중반이 돼서도 한 번 문 먹이를 놓치지 않았다. 14번홀(파5) 6m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뒤 18번홀(파5) 버디로 19언더파 261타를 적으며 2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의 추격을 3타 차로 넉넉하게 따돌렸다. 마지막 홀에서는 이글을 노린 바로 앞 조의 마쓰야마가 벙커 샷 실수로 파에 그친 반면 우즈는 그린 옆 벙커에서 핀 3m에 볼을 붙인 뒤 깔끔한 버디로 마지막까지 팬서비스를 다 했다. 지난 시즌 신인상인 임성재는 13언더파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공동 3위에 올랐다.


우즈는 이날 우승으로 PGA 투어 최다 우승자라는 또 다른 수식어도 얻게 됐다. 82승은 2002년 사망한 샘 스니드(미국)와 동률이다. 스니드는 만 52세 때 82승째를 달성했는데 우즈는 1996년 첫 승 뒤 만 43세에 82승에 이르렀다.

우승 상금은 175만달러(약 20억5,000만원). 이로써 우즈의 PGA 투어 통산 상금은 1억2,000만달러(약 1,403억원)를 돌파했다. 8월 무릎관절경 수술을 받고도 우즈는 3라운드 단독 선두 때의 승률을 95.7%(44/46)로 높였다. 3타 이상 차의 선두였을 때 승률은 100%(25/25)다. 20대에 46승, 30대에 33승을 쌓은 우즈는 40대에도 벌써 3승을 보탰다.

이에 따라 83승 이상의 최다승 신기록은 시간문제이고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 18승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즈는 내년 4월 마스터스에서 대회 2연패이자 메이저 16승째에 도전한다.

12월 호주에서 열릴 프레지던츠컵(미국·세계연합 대항전) 선발 확률도 높아졌다. 최근 2년간 성적으로 뽑는 미국팀 8명에 선발되지 못한 우즈는 단장 추천선수 네 자리 중 하나를 노리고 있었다. 미국팀 단장인 우즈는 ‘셀프 추천’에 부담을 느낄 만한 상황이었지만 2019~2020시즌 첫 출전 대회 우승으로 경쟁력을 확인했다. 11월 첫 주인 단장 추천선수 결정 마감을 앞두고 기막힌 타이밍에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우즈는 “이렇게 오랜 기간에 걸쳐 승수를 쌓을 수 있다니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 같다”며 “남은 40대는 물론 50대에도 스니드처럼 꾸준하게 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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