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서 인공지능 관련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개발자회의에 참석해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정보통신(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지난 10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 15일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각각 ‘디스플레이 세계 1위 수성’ ‘미래차 경쟁력 1등 국가’를 천명한 데 이어 ‘AI 강국’이라는 목표를 새로 설정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추격형’ 경제가 아닌 ‘선도형’ 경제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AI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비롯된 행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데뷰(Deview·Developer’s View) 2019’ 행사 기조연설에서 “바야흐로 인공지능 시대”라며 “우리가 제조업·반도체 등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을 결합하면 우리는 가장 똑똑하면서도 인간다운 인공지능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부터 수석보좌관회의 등 내부 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오는 등 AI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7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을 청와대에 초청해 AI 산업과 관련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AI 분야에 대한 전폭적인 육성을 강조한 바 있다.
손 회장의 제안에 화답하듯 문 대통령은 제도와 예산 측면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제도적 지원으로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를 비롯해 대학 첨단분야 학과 신·증설과 대학교수의 기업 겸직 허용 등을 꼽았다. 또 데이터 3법의 연내 통과를 위해 국회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투자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분야에 올해(1조1,000억원)보다 50% 늘어난 1조7,0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며 스타트업 자금지원과 차세대 인공지능 칩 분야의 선제투자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인공지능 정부’가 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 스스로 인공지능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정부를 넘어서는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정부로 탈바꿈하겠다. 정부의 공공 서비스도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심으로 바꿔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마치고 문 대통령은 전시부스를 관람하며 개발자들을 격려했다. 특히 AI를 활용해 제조장비의 이상을 사전에 탐지하는 로봇팔의 시연을 보고 “우리나라가 로봇팔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데, 제조업의 혁신이 일어날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서 로봇 미니치타를 보고 있다. 이 로봇은 이번 행사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