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루밍족 증가로 ‘브라더 라인’ 각광

이자벨마랑 남성라인 2019 F/W 시즌 그린 체크 울혼방 캐주얼자켓 모델컷/사진제공=LF

여성복 브랜드에서 파생된 남성복 라인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씀씀이가 커진 젊은 그루밍족이 가세한 가운데 ‘토털 라인업’으로 확장하려는 패션 브랜드의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다.

2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밀레니얼 남성 고객이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남성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 특히 처음에는 여성 브랜드로 시작한 일명 ‘브라더 라인(brother line)’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프렌치 고급 여성복 브랜드 ‘이자벨마랑’의 수입사인 LF에 따르면 지난해 봄·여름 시즌 론칭한 이자벨마랑의 남성라인은 전년 동기(2018년 3월~9월 말 누계) 대비 올해(2019년 3월~9월말 누계) 매출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자벨마랑 남성라인의 대표 아이템인 로고 스웨트 셔츠는 매 시즌 90%가 넘는 판매율을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LF 관계자는 “이자벨마랑의 본래 콘셉트처럼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이 최대 인기 요인”이라며 “셔츠 한 벌에 최대 50만원에 달하지만 씀씀이가 큰 30대 남성들을 위주로 많은 구매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자벨마랑 남성라인은 현재 청담 플래그십스토어와 갤러리아백화점 본점 웨스트 등 2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내년 중에는 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최대 2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여성복의 트렌디한 감성을 그대로 옮겨온 ‘브라더 라인’의 인기 요인은 클래식하면서도 캐주얼한 스타일을 동시에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 대표 컨템포러리 브랜드 산드로의 남성 팬층도 여성 못지않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남성 소비자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온라인몰에서의 매출 신장세가 호조를 띠고 있다. 산드로 옴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00% 신장했다.

간결한 디자인으로 확고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A.P.C.MEN은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시작으로 지방 매장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온라인 패션 편집숍인 무신사 스토어에도 입점하며 핫한 브랜드임을 증명하고 있다.

백화점은 수백만 원 대에 이르는 코트 한 벌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남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브랜드 입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차별화된 브랜드를 유치시키면 남성층 전체의 매출이 덩달아 증가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본점에 5개 남성 럭셔리 캐쥬얼 브랜드를 유치한 결과 남성층 전체의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7.5% 신장하며 남성 패션 상품군 전체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최근 국내 남성 캐주얼 브랜드를 한 데 모은 편집숍 ‘스타일 컨템포러리 맨’을 운영하는 한편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한섬은 지난해부터 남성복 브랜드인 ‘타임옴므’와 ‘시스템옴므’의 상품 라인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