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휘국 광주교육감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일을 이른바 ‘탕탕절’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빚고 있다. 장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탕탕절. 110년 전 안중근 의사께서 일제 침략의 원흉 이토오 히로부미를 격살한 날. 또 40년 전 김재규가 유신독재의 심장 다카끼 마사오를 쏜 날. 기억합시다’라고 썼다. 안중근 의사의 의거일과 박 전 대통령의 서거일은 10월26일로 같다. 탕탕절이란 인터넷에서 퍼진 일종의 은어로, 총격으로 사망한 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장 교육감이 이 단어를 썼다는 것은 안중근 의사와 김재규, 이토 히로부미와 박 전 대통령을 같은 선상에 올려놓았음을 뜻한다. 안중근 의사의 의거와 김재규의 대통령 시해를 같이 볼 수 없는 것과 똑같은 이치로 처단된 이토 히로부미와 시해당한 박 전 대통령을 같은 선상에 둘 수는 없다. 일반인이라도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그의 역사인식과 균형감각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하물며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가 이런 생각을 하고, 더구나 그 생각을 외부에 공개까지 하는 것은 선을 넘는 일이다.
장 교육감이 아니더라도 요즘 교육현장에서 일부 교육자들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리고 자신의 왜곡된 이념을 주입하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서울 인헌고의 경우만 봐도 교사들이 자신의 이념을 오죽 강요했으면 학생들이 학교 바깥으로 나와 기자회견까지 자청했겠는가. 학생들이 밝힌 사실은 끔찍할 정도다. 현 정권에 비판적 시각을 보인 학생을 교무실로 데려가 혼내고 조국 관련 뉴스는 가짜라며 믿는 사람을 다 개돼지라고 하는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일을 저질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이 장악한 많은 학교에서 이런 일이 수없이 벌어지고 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급격히 변하고 있어 오늘 배운 것이 내일 쓸모없어지는 시대가 됐다. 어느 때보다 학교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미래를 살아갈 어린 학생들에게 창의교육을 해도 모자랄 때 이념놀이나 하며 허송세월해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