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여성 임원, 5년새 2.3배 증가…비중은 3.6%에 그쳐

유니코써치 분석…40대 이하·이화여대·공대 출신 ‘사이공’ 대세
삼성전자 55명으로 최다…아모레퍼시픽은 유일하게 20% 돌파

/연합뉴스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올해 25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전의 약 5배, 5년 전의 2.3배 수준을 기록했으나 전체 임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이른바 ‘유리천장’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매출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여성 임원(오너가·사외이사 제외)은 총 244명으로 지난해(216명)보다 13% 증가했다.


여성 임원이 1명이라도 있는 곳은 100대 기업 가운데 총 56개였다. 2004년에는 10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여성 임원 보유 기업이 과반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 더 늘었다.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2010년까지만 해도 51명에 그쳤으나 꾸준히 증가하며 2013년(114명)에 처음 100명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200명을 돌파했다.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로 전체 임원의 5.2%인 55명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이 16명으로 그 뒤를 이었고 CJ제일제당 14명·네이버 12명·롯데쇼핑, KT 각 11명·삼성SDS 10명 등의 순이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전체 임원(73명) 가운데 여성이 21.9%를 100대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원들의 연령과 출신을 분석한 결과 유니코써치는 “40대, 이화여대, 이공계를 요약한 이른바 ‘사·이·공(四·梨·工)’이라는 신조어가 대기업 여성 임원의 특징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1970년 이후에 태어난 임원이 전체의 60.7%를 차지했으며 이화여대 출신은 29명(석·박사 포함 시 35명)에 달했다. 전공별로는 이공 계열이 전체의 24.2%에 해당하는 59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유니코써치는 “여성 임원 비율은 아직 5% 미만으로 여전히 유리천장은 높지만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또 여학생의 대학 이공계 진학률, 기업의 여성 직원 채용률, 여성 관리자 진급률 등을 ‘트리플 여성 리더 파이프라인’이라고 규정한 뒤 “이를 장기적으로 구축해야 여성 임원이 많이 탄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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