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권 2년 반은 무엇 하나 잘한 것이 없는 ‘완전한 실패’의 국정 운영”이라며 임기 반환점을 맞은 문재인 정부를 ‘잃어버린 2년 반’으로 규정했다. 나 원내대표는 “나라 전체가 무너지는 것을 바라봐야만 했던 암흑의 시간이었다”며 △공정 사다리 회복 △자유 경제 회복 △헌법 파괴세력과 단절 △외교·안보 복원 등을 추진 과제로 꼽았다.
이날 나 원내대표의 시정연설문은 문재인 정부 2년 반 동안의 실책을 강조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대안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켜 조국 사태로 얻은 대정부 투쟁 동력을 이어가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제목부터가 ‘광화문 10월 항쟁을 받들어, 위대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겠습니다’였다.
먼저 공정가치 회복을 주장한 나 원내대표는 ‘조국 사태’를 언급하며 “기만·박탈·파괴. 이 세 단어 외에는 지난 2년 반의 문재인 정권을 설명할 길이 없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국민은 속았다”며 “알고 보니 훨씬 더 추악한 불의의 기득권 집단이었다. 탐욕 좌파였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입시 제도뿐 아니라 로스쿨, 국가공무원 선발 등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개혁을 논의하겠다”며 “조국 적폐 방지법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지난 2년 반, 우리 국민의 삶은 상실과 박탈의 시간이었다”며 “경제 성장을 그토록 자신했던 정권이다. 결국 성장률은 1%대로 주저앉아버릴 위기”라고 지적했다. 전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요인은 ‘야당 리스크’”라며 한국당을 비판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소득주도 성장 폐기 3법과 함께 기업경영활성화법, 세제개편, 데이터 3법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한미동맹과 한미일 삼각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강한 안보와 동맹은 오늘을 위한 최고의 복지이자 미래 후손을 위한 가장 큰 선물”이라고 했다. 또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과 관련해서도 ‘반민주적 폭거’라고 했다. 그는 검찰개혁에 100%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제는 자유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독재 악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