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19 우수기술연구센터(ATC) 사업 성과교류회 및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채용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현장실습에 나서는 직업계고 학생들이 근로 활동을 하면서도 현행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최저임금과 산업안전 기준 등을 적용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감사원이 공개한 ‘직업교육 추진 및 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부는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실습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높이고 취업률도 제고하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그동안 직업계고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근로계약 체결을 권장해 현장실습생들이 ‘학생 및 근로자’ 신분을 갖게 해왔으나 지난해부터는 근로계약 체결을 금지해 ‘학생’ 신분만 갖게 했다. 2017년 11월 현장실습생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실습생의 안전 강화를 목적으로 현장실습제도를 ‘일·학습 병행’ 제도에서 ‘학습 중심’ 제도로 변경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실습생은 실제 근로를 제공하면서도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최저임금 및 근로시간 준수, 산업안전·보건 조치 등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현장실습생 1만 7,656명이 평균 주당 33.9시간 현장실습을 하고도 이에 해당하는 최저임금 117만원의 45.6% 수준에 불과한 53만 8,000원을 현장실습 수당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현장실습 참여 기업의 자율에 맡기고 있어 주당 34시간 현장실습을 하고도 수당을 받지 못한 실습생이 전체의 42.6%(7,519명)에 달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실습생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현장실습 참여기업에 대해 안전점검을 하지 않았고, 현장실습 안전점검을 담당하는 교육청 역시 현장 안전관리 실태를 학생과의 면담을 통해서만 파악하는 데 그쳤다. 산업재해 다발기업과 임금체불기업 등은 현장실습을 하지 못하게 돼 있지만, 교육청은 이런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2016∼2018년 학생 2,675명이 산업재해 다발기업 등 현장실습 제한기업 327곳에서 현장실습을 받았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현장실습을 실시하지 않은 직업계고가 2017년 6개교에서 지난해 63개교로 크게 늘었고, 같은 기간 취업률도 43.2%에서 33.6%로 감소했다.
직업계고 실습실에 대한 안전보건관리도 부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에게 해로운 화학물질 등 유해인자 노출·측정기준을 규정하고 있으나, 직업계고 학생들은 근로자가 아니어서 이 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감사원이 44개교에 대해 소음·금속류 등 유해인자를 측정한 결과 일부 직업계고 실습실은 일반 사업장과 비교해 산화철이 최대 25배, 망간이 16배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교육부 장관에게 고용부와 협의해 현장실습 참여기업 안전점검 강화 및 현장학습 참여율·취업률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실습실 안전보건 점검방안과 유해인자 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신혜인턴기자 happysh040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