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 글렌데일 시장 재임 중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는 데 공헌한 프랭크 킨테로(사진) 전 시장이 LA 주재 일본 총영사로부터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28일(현지시간) 위안부행동(CARE)에 따르면 킨테로 전 시장은 최근 노스리지대에서 개최된 위안부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主戰場)’의 상영회 직후 질의응답에서 “올해 부임한 무토 아키라 LA 주재 일본 총영사가 ‘총영사로서 내 임무는 글렌데일 소녀상을 철거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킨테로 전 시장은 무토 총영사가 글렌데일 시의원들에게도 이런 주장을 펴면서 압박을 가했다면서 “그는 의심의 여지 없이 일본 정부가 수년간 추진해온 그 상징물(소녀상)을 없애는 것을 얘기하고 싶어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최초로 글렌데일 중앙도서관 시립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은 올해 건립 6주년을 맞았다. 킨테로 시장은 “소녀상 설치 후 1,000통이 넘는 ‘증오 편지’를 받기도 했다. 내 아들도 그런 편지를 받았다. 완곡하게 표현해서 증오 편지이지 그 내용은 놀라운 것이었다. 단순한 믿음 이런 것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기록영화 ‘주전장’은 일본계 미국인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일본 우익 민족주의자와 역사 수정주의자들이 왜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숨기고 싶어하는지를 쫓아가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지난달과 이달 17개 미 대학 캠퍼스에서 영화가 상영됐는데 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UCLA) 상영회를 앞두고는 일본 총영사관 측이 상영회를 관장한 UCLA 교수에게 항의 전화를 걸기도 했다고 CARE는 전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